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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아팠나요” “전혀요” 1초도 안 걸렸지만 표정엔 만감이

미국뉴스 | 사회 | 2020-12-16 10:10:22

백신,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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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간호사 시작으로 미 의료진부터 접종

에이자 보건장관 “12월까지 2000만명 완료”

 

 

“질문이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나요?”

“전혀 없어요.”

“어느 쪽 팔에 맞을래요?”

의자에 앉은 접종자의 팔을 걷어 올리고 소독제를 바른 뒤 “하나, 둘, 셋, 살짝 따끔할 겁니다”라며 1초도 안 걸려 주사를 놓고 밴드를 붙이면 끝이었다.

“(주사가) 아팠나요?”

“전혀요.”

올 한해 인류 전체를 괴롭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는 첫걸음은 이처럼 간단히 진행됐다. 코로나19 종식의 날을 향해 이제 출발점에 선 백신 주사 접종은 담담하고도 무겁게, 그러나 희망을 품고 시작됐다. 첫 순서로 백신을 맞은 25년 차 응급실 간호사 책임자 바버라 나이스완더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미국에서 접종이 시작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시내 조지워싱턴대 병원. 백악관에서 차로 5분도 안 걸리는 워싱턴 한복판이다. 미국 전역에서 이날 일제히 시작된 V-데이 백신 접종 1차 대상은 최전선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 전사’들이었다.

 

굵은 빗줄기가 이어진 오전 8시 코로나19와 싸울 결정적 무기가 병원 앞에 도착했다. 제약회사 화이자 공장이 있는 미시간주(州) 포티지에서 전날 출발한 주사제였다. 병원은 의료진 중 5명을 첫 접종 대상자로 선정했고 오후 2시 30분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접종 행사가 시작됐다.

 

14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 시탈 셰쓰(왼쪽)가 간호사 릴리안 웝스자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이날 백신을 접종할 5명은 마취통증의학과ㆍ산부인과ㆍ응급의학과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이었다. 병원 측은 “나이, 의학 조건, 각자 맡은 일의 위험도 등을 조사한 뒤 알고리즘에 따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 젊은 의사부터 나이 든 간호사까지 다양하게 배정됐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취재기자들의 병원 내 접종 현장 접근이 제한됐지만, 대신 영상으로 접종 장면을 공개한 뒤 병원 건물 바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백신 접종은 대상자들이 들고 온 파일 속 서류의 생일과 나이 등으로 본인 여부 확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 접종 사전 동의 재확인, 이어 주사 접종 순서로 진행됐다.

 

백신을 맞은 흑인 마취과 의사 레이먼드 플라는 “이 바이러스는 특히 유색인종 공동체에 많은 죽음을 안겼다”며 “마음속 편견이 백신이나 의학계에 대한 오해에 더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 같은 의사를 이해해주면 안전을 느낄 것이고, 백신을 신뢰하면 편안함을 챙길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라는) 이 길이 앞에 놓인 최선은 아니지만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이번 주 안에 모든 의료진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워싱턴에서는 이날 조지워싱턴대 병원 외 다른 5곳에서도 백신 접종이 이어졌다. 곧 장기요양시설 종사자와 고령층 등으로 접종 범위가 확대된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장관이 14일 워싱턴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에이자 장관도 “12월 말까지 (미국인) 2,000만명, 내년 1월 5,000만명, 2월 1억명 접종을 마칠 계획”이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추가로 1억4,500만달러(약 1,589억원)를 조달해 각 주에 백신을 배포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내년 2월 말이면 의료진ㆍ고령자 등에 이어 일반인 접종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전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오늘은 (코로나19에) 패배를 안길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에도 불구하고 백신 부작용이나 모든 예방접종 자체에 불안을 느끼는 미국인도 존재한다. 이달 초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 중 63%만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 정부는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캠페인에 2억5,000만달러(약 2,735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메디컬 센터에서 14일 이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의사 미셸 체스터로부터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로 기록됐다. 뉴욕=AP 연합뉴스

 

백신 접종으로 모든 싸움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에이자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백신이 희망을 가져왔다”면서도 “여행과 모임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일 같은 책임 있는 행동 실천은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70% 이상 이뤄져 집단면역이 되는 시점을 내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미국 내에서는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한 뉴욕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는 “오늘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면서도 “이것이 우리나라의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미국 내 누적 사망자는 30만명을 넘어섰다. 캐나다에서도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을 상대로 첫 번째 백신 접종이 이날 이뤄졌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

 

“주사 아팠나요” “전혀요” 1초도 안 걸렸지만 표정엔 만감이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14일 워싱턴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흑인 의사 레이먼드 플라가 백신을 맞고 있는 장면을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쳐다보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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