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산타 할아버지가 왜 밴을 타고 다녀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성탄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산타와 어린이의 만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겼다고 8일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도시에서는 산타가 승합차를 타고 집앞을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어린이들과 2m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7살 아들을 둔 한 여성은 "아들이 왜 산타가 밴에서 나타나는지 물어보는 바람에 '호텔에서 묵어야 하니까'라고 둘러댔다"고 WSJ에 말했다.
쇼핑몰 풍경도 바뀌었다.
보통 성탄절 즈음엔 어린이들이 산타의 무릎에 앉아 원하는 선물을 속삭이고 기념사진을 찍곤 했는데, 코로나 확산 우려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옛날 얘기가 됐다.
대신 올해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가림막을 세우거나, 대형 공 안에 산타가 들어가 있기도 하며, 썰매를 높은 곳에 올려두는 식으로 산타와 어린이의 거리를 유지한다.
텍사스 주의 한 가림막 제조 업체도 '산타 특수'를 맞았다.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어린이들이 산타의 무릎에 앉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 지난 9월부터 250개가 팔려나갔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가격은 987달러(약 108만원)에서 2천802달러(약 226만원) 사이다.
다만 이런 방식이 산타들에겐 고충이 되기도 한다.
케니슨 카일(51)은 이달 박물관 행사장에서 산타 역할을 맡고 있는데, 대형 유리공 안에 들어가 있느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산타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편인데다 청력이 좋은데도 힘들 때가 있다"면서 "최소 한두번은 엄마나 아빠가 끼어들어 대신 말을 전해줘야 한다"고 털어놨다.
WSJ는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등 일부 대형 백화점의 경우 올해 산타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으며, 산타들도 화상으로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