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절반가량 치료 효과
복용 환자“통증은 여전해”호소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최신 치료제의 하나인 생물학적 제제를 복용하면 1년 정도 뒤에 절반가량이 관해(寬解ㆍ관절 손상 및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 등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세계 관절염의 날(10월 12일)을 맞아 류마티스관절염과 관련한 ‘생물학적 제제 등록사업(KOBIO)’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학회 산하 임상연구위원회는 2012년 12월~2020년 9월 2,379명의 류마티스질환 환자의 처방 및 치료 현황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항류마티스 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52.6%였다.
이들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 및 경구 표적치료제를 처방한 결과, 1년 안에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하는 환자는 56.5%였다. 절반 이상이 약물에 반응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렇듯 치료 시작 후 1년 경과 시점에서 혈액 염증 수치를 포함한 질병 활성도는 호전됐지만 통증은 여전히 나타났다.
약을 복용한 환자 가운데 불편한 통증(10점 만점 중 4점 이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21.5%나 됐기 때문이다. 이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개선된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지적했다.
신기철 서울시 보라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이번 조사로 생물학적 제제 및 경구 표적치료제 사용으로 임상적 치료 목표인 관해에 이르는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통증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태환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매년 2만5,000명 넘게 발생하고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후 2년 이내 뼈와 관절 손상을 일으키는 골미란이 일어날 확률이 60~70%나 된다”며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시스템 이상으로 인한 만성적인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아침에 특히 관절이 심하게 뻣뻣해지는 ‘조조 강직’이 30분에서 1시간 이상까지 이어진다.
또 관절 마디가 붓고 병변 부위를 누르거나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악화되고, 통증은 무릎이나 어깨처럼 큰 관절보다 손목과 손가락 등 작은 관절에 많이 생긴다.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전신 쇠약감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관절 손상 및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항류마티스 약제, 생물학적 제제, 경구 표적치료제 등이 쓰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