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께서 저를 입양 보낸 것에 화나거나 원망하지 않아요. 자식 둘을 낳아보니, 아이를 입양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란 걸 알 것 같습니다.”
1985년 4월27일 오하이오주에 입양된 사샤 그리핀(한국명 김현지·사진·35)씨는 자신이 태평양을 건넌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이해할 만큼 어른이 됐다. 그래서 친부모를 찾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9일 그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 따르면, 그리핀 씨가 가족을 찾는 이유는 친어머니로부터 친가족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나쁜 기억을 들춰내거나 친부모에게 어떤 슬픔이나 당혹감을 유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가족들과 연결돼 모국에서의 소속감을 얻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의 양아버지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고, 이후 세월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친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바빠졌다고 한다.
그리핀 씨는 1985년 1월18일 충청북도 충주시 성심병원에서 태어났다. 친모(당시 25살) 뜻에 따라 곧바로 입양 절차를 밟았고, 홀트아동복지회 일시보호소에 있다가 미국에 입양됐다. ‘김현지’라는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입양기관에서 붙여줬을 것이라는 추측만 한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도서관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재 사립대학에서 전문 기록물 보관 업무를 하고 있다. 자신의 가족력이 궁금해 혈통을 연구하는 족보학자들도 돕고 있다.
결혼해 딸(9살)과 아들(4살)을 둔 그는 얼굴에 주근깨가 많고, 쌍꺼풀과 보조개가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