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절연을 선언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 대응이 절실한 시점인데 연간 4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WHO 지원금을 완전 끊겠다며 발을 빼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WHO에) 1년에 4억5,000만 달러를 내는데 중국은 4,000만 달러밖에 내지 않으면서 WHO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들(WHO)이 취해야 할 개혁방안을 마련했는데 그들은 행동하기를 거부했다”면서 “우리는 오늘 WHO와 우리의 관계를 끊고 지원금을 다른 긴급한 국제보건상 필요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회원국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밝힌 지 열흘여 만에 결국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중국과 WHO에 돌리는 발언을 연달아 내놨다. 그는 “세계는 지금 중국 정부의 불법행위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은폐로 감염증이 전 세계로 퍼져 세계적 유행병(팬데믹)을 초래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인 10만여 명의 목숨과 전 세계 100만여 명의 목숨을 대가로 치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비롯해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로 WHO에서 발을 뺀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부실 대응 비판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WHO에 화살을 돌린다는 분석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