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올해 연봉 중 4분의 3이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다.
토론토 지역지 ‘토론토선’의 롭 롱리 기자는 27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연봉 삭감안에 따라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의 올해 연봉(2천만달러) 중 약 1천500만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은 이날 새로운 연봉 지급안을 마련해 선수노조에 제시했다. 선수별 연봉에 따른 ‘차등 삭감’이 골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시즌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입장 수입 감소를 이유로 구단 수익의 절반을 선수들에게 연봉으로 지급하겠다던 애초 계획을 포기했다.
대신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지급하되 선수들의 연봉을 기초로 차등 삭감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고액 몸값 선수들의 연봉은 대폭 깎고, 저액 연봉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덜 삭감하는 형태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가 공개한 연봉 지급안을 보면 류현진이 해당하는 2천만달러(약 247억원) 연봉 선수는 515만달러(64억원)로 연봉이 줄어든다.
2천500만달러(약 309억원) 연봉 선수는 605만달러(약 75억원), 3천만달러(약 370억원) 연봉 선수는 695만달러(약 86억원), 3천500만달러(432억원) 연봉 선수는 784만달러(약 97억원)로 연봉이 높을수록 삭감 폭이 커지는 구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간 8천만달러(약 987억원)에 계약하며 팀 내 ‘연봉킹’에 오른 류현진은 자칫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연봉을 받는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7월 첫 주에 시즌을 개막해 팀당 82경기 정도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미 예년보다 경기 수가 절반이나 줄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받더라도 원래 연봉의 약 절반만 가져간다.
이런 상황에서 MLB 구단들은 고액 선수들에게 큰 희생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선수노조는 연봉 차등 삭감안이 지나치다며 엄청난 실망감과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선발 투수 브렛 앤더슨은 트위터에서 “가장 상품성 높은 선수를 어쩌면 나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흥미로운 계획”이라고 대폭 삭감안을 꼬집었다.
협상 마감 시한은 따로 없지만, 미국 독립기념일인 현지시간 7월 4일에 맞춰 정규리그의 막을 올리려면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6월 7일까진 연봉 지급안과 코로나19 검사를 포함한 건강·안전 대책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