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도 몸값 1,500억 메시
미래가치 톱10 중 유일한 30대,
올 시즌 라리가 공격부문 압도적 1위,
“선수인생 한 번도 어려운 기록
한 시즌에 보여주는 전설” 극찬
21세기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역대 최고의 선수를 따질 때도 첫손가락을 다투는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 바이러스로 멈춘 스포츠 세상에서 가장 흔히 소환되는 콘텐츠 중 하나도 메시 관련 영상과 기록들이다.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쌓은 프로 통산 기록은 856경기 697골 289어시스트. 매 경기 득점이나 도움을 1.15개씩 올린 셈이다. 최근 데이비드 베컴·웨인 루니·펠레 등 시대의 전설들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 등도 세계 최고가 누구냐는 물음에 주저 없이 메시의 이름을 꺼냈다.
◆미래가치 ‘톱10’ 자랑하는 30대 노장=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사비 에르난데스를 제치고 축구선수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를 처음 받은 게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메시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메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2경기에서 19골 12도움(공격 포인트 31개·경기당 1.4개)을 올렸다. 공격 포인트 2위 카림 벤제마(20개·레알 마드리드)와 격차는 무려 11개다. 이적시장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메시의 예상 몸값은 1억1,200만유로(약 1,490억원)로 전 세계 축구선수 중 아홉 번째다. 천하의 메시가 9위라니 영 어색한 순위지만 톱10 선수들의 나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대 초중반이 주류인 시장가치 랭킹에서 메시는 상위 10명 중 유일한 30대 선수다. 30대 중반이 눈앞인 노장이 웬만한 특급 유망주들보다 더 높은 미래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10년 전 메시의 예상 몸값은 7,000만유로였다.
한 시즌에 리그 30골 이상을 넣기 시작한 시즌부터 돌아보면 메시는 가장 부진했던 시즌의 기록이 33경기 26골(2015~2016시즌)이었다. 2011~2012시즌에는 37경기 50골을 폭발하기도 했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메시는 다른 선수들이 커리어 전체를 통해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 말까 한 퍼포먼스들을 한 시즌 하이라이트 정도로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 사나이”라며 “시장가치 톱10 중 역대 전설로 꼽히는 선수는 메시뿐이다. 네이마르 정도가 역대 전설급 진입을 언젠가 노릴 만하다고 보이지만 메시의 레벨과는 차이가 꽤 크다”고 평했다.
◆영원한 미스터 바르셀로나?=메시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영화 ‘메시(2014)’에 따르면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처음 입은 것은 열한 살 때다. 친구 집에서 비디오 축구게임을 하면서 우연히 받아든 게 바르셀로나 유니폼이었다. 친구들의 기억 속 메시는 축구게임을 할 때도 꼭 유니폼을 찾아 입었다.
어릴 적 뛰었던 아르헨티나 그란돌리 클럽과 뉴웰스 올드보이스를 빼면 메시의 인생이 곧 바르셀로나다. 2001년 유스팀부터 시작해 20년째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다. 그 사이 라리가에서 열 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네 번 우승컵을 들었다. 물론 이적설도 꽤 있었다. 2008년 첼시행 루머로 시작해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스널이 메시를 영입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고 레알 마드리드로 갈 수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설이 가장 자주, 구체적으로 퍼졌지만 메시는 여전히 바르셀로나를 지키고 있다. 2017년 7월 사인한 재계약은 내년 6월 만료된다. 메시가 또 한 번의 재계약으로 영원한 바르셀로나맨으로 남을지 축구계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