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결국 연기됐다.
매년 4월 둘째 주에 골프 팬들을 찾아갔던 마스터스 대회가 4월이 아닌 3월에 열렸던 사례는 1934년과 1939년 두차례 있었다. 1943년부터 1945년까지는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열리지 않았다. 대회장인 프레드 리들리 내셔널 오거스타 골프클럽 회장은 12일 마스터스 대회의 취소가 아닌 ‘연기’를 발표했지만 언제 다시 개최하겠다는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4월 9일 개막 예정인 마스터스가 연기되면서 오거스타 골프클럽은 올해 안에 이 대회를 다시 개최하려면 수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거론하는 시기는 5월이다. 하지만 이때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이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샌프란시스코의 하딩 파크에서 열린다. 같은 달에 두 개의 메이저 대회를 치른다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개최 시기를 여름으로 옮기면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대회가 열리는 조지아주의 여름은 찌는 듯한 더위가 지속한다.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 골프장의 잔디도 더위에 약한 품종이어서 정상적인 골프 코스 컨디션이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8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플레이오프 대회 4개 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가을로 넘어가면 9월 25일부터 위스콘신주에서 열리는 미국과 유럽팀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이 기다리고 있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라이더컵 이후로 대회를 개최한다면 2019-2020시즌에 마스터스를 치르지 못하고, 2020-2021시즌에 마스터스를 두차례나 개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마스터스 출전권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는 더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마스터스는 지난 1년간 PGA 투어 대회 우승자(전년도 마스터스 개최 뒤 열린 대회부터 당해년도 마스터스 직전 우승자)와 대회 개최 2주 전 세계골프랭킹 50위 이내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준다.
이미 출전권을 가진 선수들이 있는 데다 늦어진 대회 개최 사이에 우승이나 세계랭킹으로 출전권을 얻은 선수들이 생긴다. 기준에 맞는 모든 선수에게 출전권을 줄 수 없기에 마스터스 조직위원회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졌다.
한편 잭 니클라우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기 연기된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올해 안에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클라우스는 13일 ESPN의 스포츠센터와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올해 안에 다시 개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마스터스는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니클라우스는 “4월 초로 예정됐던 마스터스를 연기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누구도 오거스타에 가서 병을 옮아오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80세인 니클라우스는 1963년부터 1986년 사이에 마스터스에서만 총 6번 우승하는 등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18승) 보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