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생애 첫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김광현은 26일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테디엄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한 개도 없을 만큼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김광현은 1회 초 우타자 조너선 비야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볼 2개를 먼저 던져 볼 카운트가 밀렸지만, 이후 공 3개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며 메이저리그에서 779경기를 뛴 비야를 범타 처리했다.
김광현은 후속 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을 풀 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김광현은 코리 디커슨도 1루 땅볼로 잡아내며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에도 쾌투가 이어졌다. 김광현은 상대 4번 타자 헤수스 아길라를 공 5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아길라는 2018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뛸 때 35홈런을 친 거포다. 그러나 김광현은 주눅 들지 않고 아길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맷 조이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김광현은 이산 디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예정된 2이닝을 마쳤다. 투구 수는 29개였고, 이 중 18개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제프 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날 김광현의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이었다. 구속에 변화가 컸고, 치기 힘든 매우 지저분한 공을 던졌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23일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하며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김광현은 1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지만, 피안타 없이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했다.
26일 경기 내용은 더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지난 22일 92마일에서 94마일로 끌어 올렸다.
올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간 성적은 2경기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이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성적표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이자, 첫 선발 등판한 26일에는 세인트루이스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호흡을 맞추는 기분 좋은 경험도 했다. 김광현은 22일 메츠전에서는 유망주 앤드루 키즈너와 배터리를 이뤘다.
또 26일에는 2017·2018년 KBO리그 SK 와이번스 사령탑이었던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코치 앞에서 호투를 펼쳤다.
김광현이 상대한 마이애미 타자들도 빅리그 주전급 선수들이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좌완 에이스의 훈장을 달고 빅리그에 도전한 김광현이 또 한 번 허들을 가뿐하게 넘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7-8로 역전패했다. 마운드에 오른 세인트루이스 선수 7명 중 피안타 없이 등판을 마친 투수는 김광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