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대학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히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AP (Advanced Placement)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공부하는 AP 수업은 학업 수준이 높은데다 시험을 통해 일정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AP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해야 하며 대입 전형에서 AP는 어느 정도로 반영될까. AP 시험 준비 전략과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
대입 전형 주요 기준은 아니지만 만점 받는다면 유리
수업 수강 여부 더 중요…일부대학 표준화점수 대신으로
▲AP 시험 통과율과 트렌드
최근 AP 시험 응시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득점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AP시험은 5점 만점으로 5점은 대학 과정에서의 A+ 또는 A와 동등한 성적으로 간주되며 4점은 A-, B+ 또는 B에 해당된다. 3점은 B-, C+ 또는 C로 여겨진다.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 3점이상 통과율은 약 60-70%. 하지만 과목별 만점비율과 통과율은 크게 차이가 난다.
2점 이하는 통과되지 못한 점수로 역시 대학 학점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영어, 과학, 역사 등의 경우 5점 만점자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반면 일부 외국어의 경우 시험 통과율과 만점 비율이 높은데 예를 들어 중국어 시험 통과율은 90%에 육박하며 만점비율도 60%가 넘는다. 스패니시는 88.7%가 통과한 반면 25.2%만이 만점을 받았다. 이에 반해 미국사의 통과율은 53%, 만점비율은 11.8%에 그쳤다.
▲평균 점수와 난이도는 별개
AP 시험은 과목별로 난이도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때 난이도라고 하면 평균점수를 떠올리겠지만 평균점수와 난이도는 일치하지 않는다. AP 수강 과목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중국어(4.19), 미적분 BC(4.04), 일본어(3.69), 물리학(3.76), 스페인어(3.71) 등은 다른 과목에 비해 평균 점수가 높지만 난이도는 만만치 않다. 외국어 과목의 경우 원어민이나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평균 점수를 많이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있다. 즉 이런 학생이 아닌 교실에서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평균 점수인 ‘스탠다드 스코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문지리(2.55), 환경과학(2.68), 미국정부와 정치(2.73)등은 평균 점수가 가장 낮은 과목들이잠 비교적 쉬운 과목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과목의 통과율은 낮은 편이다. 9~10학년등 저학년생들이 처음 AP 과목을 수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도 이들 과목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충분히 공부하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과목별 평균 점수는 과목 자체 난이도도 있겠지만 어떤 층의 학생들이 응시했는가에도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평균 점수가 아주 높다고 해서 자신도 없는 과목을 선택하지 말고 반대로 평균 점수가 낮다고 무조건 피할 필요도 없다.
▲AP 과목 선택 신중하게
AP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대입 전형에서도 베니핏을 누리고 싶다면 먼저 AP 과목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과목선택 기준은 여럿이 있겠지만 우선 대학에서 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입학 사정관들 역시 전공과 관련된 AP 과목 성적에 대해 중점을 둔다.
다음은 AP시험의 난이도와 자신의 능력과 성향. 예전부터 성적이 양호했던 자신있는 과목 위주로 수강하는 것도 좋다.
반대로 평소에도 어려워하던 과목이라면 AP 시험의 통과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제외하는 편이 낫다.
AP 과목은 일반 과목에 비해 학습량이 엄청나다. 의욕만 앞서 진도도 쫓아가지 못하는 정도라면 오히려 다른 일반 과목 공부에 방해만 줄 수 있다. AP 과목 때문에 다른 전체 과목의 GPA가 안 좋은 영향을 받는다면 이 또한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AP 점수 대입 전형 기준?
대입전형에서 AP시험 점수는 얼마나 반영될까. 여기에 대해서는 딱 떨어지는 정답은 나올 수 없다. 전문가들은‘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AP시험 점수가 대학 합격 여부에 있어 ‘중요 요소’는 아니라는 전문가들 설명도 있다.
물론 여러 과목에서 5점 만점을 받은 학생이라면 치열한 대입 전형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점에도 불구 대입 전형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시험 점수, 내신 성적, 레주메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데는 한계가 있다. 또 AP 과목의 내신 성적과 시험 점수 사이에 간격이 크다면 대학측에선 고교의 성적 인플레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어쨌든 AP 시험 점수는 자발적 보고가 원칙이라 만족스럽지 않은 점수라면 보고하지 않는 편이 낫다.
▲SAT 대신 AP 점수로
대학에 따라서는 대입 전형에서 SAT나 ACT 같은 표준화시험 대신 AP 시험 점수를 제출하게 한다. 주로 ‘테스트 플렉시블’(test-flexible)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들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지원자가 AP 시험에서 5점을 받았다면 대입 전형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뉴욕대(NYU)는 SAT와 ACT 대신 세 개의 AP시험 점수를 제출해도 무방하며 로체스터대학도 대입전형 주요 기준으로 AP시험 점수를 사용한다.
▲AP시험 베니핏
AP 시험 통과는 대학 크레딧 외에도 다른 베니핏이 있다. 우선 자신이 대학 수준의 과정을 잘 수료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AP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 일부 대학에서는 작은 스칼라십을 제공하기도 한다.
AP 시험의 경우 응시하기 위해 AP 클래스를 반드시 수강할 필요는 없으며 같은 해에 미적분 AB와 미적분 BC를 둘 다 치를 수 없다. 시험당 45달러를 지불하면 이 경우 레잇테스팅(Late Testing)을 이용해 치를 수 있다.
▲SAT 대신 AP 점수로
대학에 따라서는 대입 전형에서 AP 시험 점수를 중시하고 좀 더 면밀히 체크하기도 한다. SAT와 ACT 같은 표준시험 점수 대신 AP나 IB, SAT 과목 시험 점수를 제출하도록 하는 ‘테스트 플렉시블’(test-flexible)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들 이야기다. 이 경우 AP 시험점수가 5점이라면 당연히 대입 전형에서 유리할 것이다.
뉴욕대(NYU)의 경우 SAT와 ACT 대신 세 개의 AP시험 점수를 제출해도 무방하며 로체스터 대학도 대입전형을 위한 주요 기준으로 AP시험 점수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AP시험을 표준화 시험 점수로 사용하고 있다면 공식 AP점수 보고서를 지원한 대학에 제출해야 한다.
▲대학 학점으로 인정
AP 시험 점수가 대입 전형의 중요한 기준은 아니지만 이를 잘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대학은 실제 학점은 주지 않더라도 AP 시험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특정 코스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형 설문 조사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전공을 위한 전문 강좌로 넘어갈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필수 작문 클래스 등 특정 분야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
AP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학점을 주는 대학도 있다. 대개 주립대들은 최소한 몇 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경우 크레딧을 인정해준다.
이런 AP 학점은 대학 졸업 요건에도 부합해 재학 중 더 적은 과목을 수강해도 되는 베니핏을 누리게 된다. 하버드 등 몇몇 대학은 AP 학점을 합치는 것을 허용해 6~7학기 내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4년차에는 석사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비싼 등록금을 고려할 때 대학을 더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신이 관심있는 대학의 AP 시험 점수와 정책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최근엔는 일부 명문대들 사이에서 AP 시험성적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축소하는 추세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