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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물 없어 씻지 못해... 더러운 보자기엔 미숙아도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19-06-26 2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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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이민자 아동 구금실태 '충격' 

7~8세 아이들이  젖먹이들 돌봐

인권변호사들 "몸서리쳐지는 환경"

미국 국경을 넘어왔다가 부모와 격리된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몇 주간 씻지 못한 채 극도로 비위생적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권단체 변호사들이 이민자 아동 구금 캠프에서 충격적인 실태를 폭로하고 나서 이민당국이 열악한 구금 상태에 있는 아동 300여 명을 보건당국이 관리하는 캠프로 이송했으나 수용한계를 초과해 100여 명이 되돌아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벌어졌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NBC방송에 따르면 지난주  텍사스주 클린트와 맥컬렌에 있는 아동 구금시설을 돌아보고 온 변호사들은 아이들이 몸서리쳐지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고발했다.

클린트 수용시설에 다녀온 컬럼비아 로스쿨 이민자 인권 클리닉의 엘로라 머커지 변호사는 "내가 말을 걸어본 아이들 대부분은 국경을 넘어온 이후로 한 번도 샤워하지 못했다고 했다"면서 "3주간 씻지 못한 아이들도 수두룩했다"라고 전했다.

클린트 캠프에는 치약·비누는 물론 씻을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땟국이 줄줄 흐르는 옷을 입은 채 콘크리트 바닥에 방치돼 있고, 오물에 오염된 옷을 몇 주째 입고 있는 아이들도 봤다고 했다.

머커지는 "7~8세 아이들이 한 두살 젖먹이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신들도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영아들을 안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끔찍한 위생 상태였다고 말했다.

맥컬렌 구금시설에 다녀온 이민전문 변호사 호프 프라이도 NBC 뉴스에 "과테말라 출신 17세 엄마가 응급 제왕절개술을 받고 미숙아를 온갖 얼룩으로 오염된 보자기에 싸서 돌보는 장면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프라이는 "물도 치약도, 비누도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위생실태를 고발했다.

그러나 이민자 아동을 구금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측은 "아이들에게 사흘에 한 번씩 샤워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비판이 잇따르자 CBP는 클린트 수용시설에 있던 아동 300여 명을 지난 주말 사이 텍사스주 엘패소 인근 텐트시티로 이송했다. 텐트시티에서 일부는 보건복지부가 군 기지와 남부 텍사스 지역에 운용하는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민당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건복지부 보호시설에 침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100여 명은 다시 클린트의 비위생적인 구금시설로 되돌아왔다고 전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처 산하 보호시설에서 3,000~4,000 명의 이민자 아동을 수용하고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는 아동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방 당국의 이민자 아동 신병 처리절차 매뉴얼대로라면 국경 구금시설에서는 72시간 이상 아동을 구금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2~3주씩 국경지대 구금시설에 갇혀있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경을 넘어오다 체포된 이민자 수는 올해 2월 7만6,000 명에서 4월 10만9,000 명으로 10만 명을 넘었고 5월에는 14만4천 명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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