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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사바나 아트 디자인 칼리지' 재학 중인 배서윤 씨

지역뉴스 | 인물·인터뷰 | 2019-05-25 1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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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일과 공부... 쉴 틈 없지만 즐거워요"

 

명문 디자인 아트스쿨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SCAD)'는 사바나는 물론 애틀랜타, 홍콩, 프랑스에도 캠퍼스가 있는 아트와 디자인의 하버드 혹은 스탠포드격의 학교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디자인 아트 평가기관에서도 항상 세계 탑 랭킹을 유지하고 있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잠은 죽음 뒤에 온다(Sleep Comes After Death)'라는 살벌한(?) 별명으로 유명한 이 학교는 또한 사립대학교로 비싼 등록금으로도 유명하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이 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6년간 자신의 힘으로 학비를 벌고 마침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한 한인 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배서윤(25·사진)씨. 배 씨는 현재도 남들이 자고 있을 새벽부터 기상해 오전에는 영화사에서 일하고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학교 어시스턴트로 일한다.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배 씨는 학교 내에서 진행된 컴페티션에서 1위를 수상하는 등 누구보다 활발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SCAD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배 씨를 학교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고교때부터 차터스쿨서 디자인 공부

SCAD 입학 비싼 학비로 뒤로 미뤄

6년 동안 일해 돈 모아 마침내 입학 

"희망 잃지 않으면 성장한 자신 발견"

▲먼저 미국에 오게 된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가족과 함께 오게 됐다. 2005년 아버지가 먼저 미국 오셔서 일하셨고, 나와 어머니, 남동생은 2007년 내가 중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오게 됐다. 아마 나와 내 동생의 교육을 위해 부모님이 미국행을 결정하셨던 것 같다"

▲미국 중고등학교 생활은 어땠나?

"처음 미국에 왔을때는 가정형편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학교 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샌디스프링스 중학교를 다녔었는데 그당시 한인들이 한 명도 없었던 탓인지 많이 괴롭힘을 당했다.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좀 어려웠다.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어머니가 미술 입시학원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덕분에 고등학교는 노스스프링스 차터스쿨에 입학 할 수 있었다. 노스스프링스 차터스쿨은 마그넷 스쿨으로 대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내 전공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학교였다. 나는 비주얼 아트를 전공해 GHP(Governor's Honors Program)에 선정되기도 하고 지역 공공 아티스트이자 환경 조각가 제프 메더와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도 했다"

▲중고등학교 생활만 들어보면 별 어려운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이 영주권 신청을 준비하셨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다. 당시는 영주권 신청이 몰려 우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영주권 허가가 나오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일단 영주권이 나오기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참 뒤에 가족들은 영주권을 다 받았지만 나는 나이 문제로 별도로 영주권 신청을 진행해야 했다. 가족들은 시간이 되면 영주권은 나오려니 했지만 워낙 시간이 많이 걸려 마음 고생이 컸는데 나중에 다 해결되니 마음이 시원하더라. 나는 원래 미술 외에도 의학쪽으로도 관심이 있어서 안과, 카이로프랙틱 등 여러 병원에서 일을 했다. 또 회계사무실에서도 상당기간 동안 일했다. 아트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간직한 채 6년 이상을 일하다보니 우연히 한 디자인 회사를 찾게 됐다. 이 회사에 입사해 인테리어 디자인을 배우면서 학비를 차츰차츰 모을 수 있었다. 이후 다행히 장학금도 받고 융자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마침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처음 입학했을 당시에는 디자인 회사에서 계속 일하면서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통근 시간이 너무 길었고 그렇게 일하면서 학교를 같이 다니다보니 매번 몸살이 나고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이러다간 일도 학업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던 와중에 학교 교수님들이 학교 어시스턴트로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주셔서 어시스턴트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게 됐다. 하지만 보수가 적다보니 생활이 힘들어 졌었는데 운좋게 장학생으로 선정됐고 원서를 냈던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영화사)에도 합격하면서 현재의 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과 학교 공부에 쉴틈이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어 즐겁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학교에서 노숙자 쉼터에 머무르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짓기 컴페티션(Learn Through Play Pod)에서 입상해 실제로 팀을 꾸려 이 놀이터를 지어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또 가구를 만들어서 옥션에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돈이 없어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시켜주는 '애틀랜타 뮤직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남들은 좋은 마음에서 한 말이지만 내가 어려울 때 가장 아팠던 말이 기다리면 된다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나도 가끔 그런 말들이 가장 의미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은 때가 있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그 상황에서 본인이 주어진 상황을 원망하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생활하다 보면 그러한 시간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보다도 내면적으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인락 기자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사바나 아트 디자인 칼리지' 재학 중인 배서윤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사바나 아트 디자인 칼리지' 재학 중인 배서윤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사바나 아트 디자인 칼리지' 재학 중인 배서윤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사바나 아트 디자인 칼리지' 재학 중인 배서윤 씨

SCAD 학교 내에서 진행된 노숙자 쉼터에 지내는 어린이 들을 위한 놀이터 짓기 프로젝트 'Learn Through Play Pod'에 참여한 배서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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