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결정에 지역교계 반응 엇갈려
"놀라운 일 아냐" vs "재검토 필요해"
한인교계 "우려했던 일 안 생겨 다행"
26일 연합감리교 총회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목사 안수에 대한 기존 정책을 재확인한 결정(본지 27일 보도)을 내리자 조지아 지역 감리교회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의 교회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는 이번 총회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일부 진보적 성향의 교회와 목회자들은 심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마리에타의 마운틴 베델 감리교회의 은퇴 목사인 랜디 미클러는 “대단한 결정이었다”면서 “하지만 실제 대다수 감리교회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총회 결정을 반겼다.
미클러 목사와는 달리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소위 ‘하나의 교회 플랜’이 부결된 것에 대해 진보적 색채가 강한 교회와 목회자들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틀랜타시에 있는 세인트 마크 감리교회의 베스 라로카(여) 목사는 “기존의 전통적 안이 통과됐지만 과연 이날 결정이 교회장전 정신에 적합한 결정이었는지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결정의 효력은 내년 총회에서 뒤바뀔 수도 있다”며 2020년 연합감리교 총회에서의 재대결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번 결정의 사회적 파급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전 연합감리대학의 총장으로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제임스 킹맨 목사는 “이번 결정은 사회적으로도 피벗 포인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감리교단 총회의 결정은 교계와 성도뿐만 아니라 일반 지역사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계가 아닌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봐도 이번 결정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전제하고 “특히 오랜 시간 동안 교회의 개혁을 기대해 온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번 총회를 앞두고 만일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결론이 날 경우 성도의 이탈 혹은 교회차원의 교단 이탈이 우려됐던 한인 교계는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아틀란타 한인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 주일 설교 등을 통해 성도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총회 결정과는 상관없이 동성결혼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성도들에게 주지시켰다”고 전하면서 “다행히 우려했던 결정은 나오지 않아 일단 안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우빈 기자
26일 감리교 총회에서 동성결혼 반대안이 확정되자 실망한 채 자리를 뜨고 있는 동성애 찬성론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