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동 성 학대 의혹을 받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대교구 보좌주교의 사표를 수리했다.
교황청은 19일 성명을 내고 교황이 알렉산더 샐러자(69) LA 대주교 보좌주교의 사퇴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은 LA 대교구장의 조사 결과 샐러자 보좌주교가 교구 사제로 일하던 1990년대에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LA 대교구의 호세 H 고메스 대주교는 별도의 성명에서 샐러자 보좌주교와 관련된 의혹을 2005년에 알게 됐으며, 경찰도 이런 의혹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샐러자 주교를 기소하지는 않았다고 고메스 대주교는 덧붙였다.
고메스 대주교는 샐러자 보좌주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한결같이 부인했기 때문에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 이 문제를 LA 대교구 산하의 독립 기구인 '사제비행감독위원회'에 넘겨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가톨릭계는 사제들이 과거에 저지른 아동 성 학대 추문이 잇따라 드러나며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 7월 미국 교단에서 신망이 두텁던 시어도어 매캐릭(88) 전 추기경이 과거에 10대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가 인정돼 추기경 직에서 사퇴했다. 8월에는 펜실베이니아주 사법당국이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가톨릭 사제 301명이 1,000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 큰 파문이 일었다.
10월에는 사제들이 과거 저지른 성 학대 사건들을 은폐하는 데 연루된 의혹을 받는 도널드 우얼(77) 워싱턴 대주교(추기경)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미국 예수회가 아동 성 학대 혐의가 있는 사제 89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