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 업체 운영주
비용 아끼려 편법 동원
직원이 2곳서 일 할 땐
근무시간 꼭 합산해서
초과 수당 지불해야
# 한인 조모씨는 두 개의 회사를 옮겨다니며 근무하고 있다. 오전에는 세리토스에 있는 사무실에 나가 업무를 본 후 오후에는 부에나팍에 있는 또 다른 사무실로 이동해 일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회사이지만 두 곳 모두 잘 아는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조씨는 다른 사람에 비해 급여를 더 받고 있지만 오버타임을 받은 경험이 없다. 두 곳에서 근무한 시간을 합하면 오버타임에 해당되지만 회사별로 근무시간을 계산하면 오버타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버타임과 같은 인건비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직원 한명이 두 곳의 사업장을 관리하도록 하는 일명 ‘직원 쪼개기’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업종이 다르더라도 동일 업주이면 두 곳에서 근무한 것을 합산해 오버타임을 지급하지 않으면 불법에 해당돼 한인업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13일 한인 법조계에 따르면 같은 업주가 두 곳 이상의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직원 한명으로하여금 관리하도록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요식업을 중심으로 다른 메뉴와 다른 컨셉을 갖춘 업소를 여러 개 오픈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를 들면 제과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 중식당과 보바 전문점, 구이 전문점과 브런치 식당, 해산물 전문점과 짬뽕 전문점 등이다.
이럴 경우 매니저 한명을 두고 매장 두 곳을 관리하는 것이 현재 한인업소들의 현실이다.
업주들이 직원 쪼개기 방식을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용 때문이다.
인력을 두 곳 매장에서 공유하면 그만큼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 한인 노동법 변호사는 “별개의 법인으로 두 업소를 따로 운영하면 같은 직원들이 두 업소에서 일해도 오버타임 페이를 안 해도 되고 종업원상해보험(워컴)도 따로 가입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한 업주가 식당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 직원이 식당 두 곳에서 일하게 되면 두 식당을 공동 고용주(joint employer)로 간주한다. 제과점과 아이스크림점의 주인이 동일하다면 두 곳 법인이 다르다고 해도 한 직원이 두 곳 상점에서 일할 경우 공동 고용주를 위해서 일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노동법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방노동법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노동법도 한 직원이 다른 두 사업장에서 일한 경우 두 사업장 소유 법인이 다르다 해도 그 법인의 대주주가 동일인이면 한 사업장에서 일한 것으로 간주해서 근무 시간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오버타임이 있으면 오버타임 수당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한인 법조계에 따르면 직원 쪼개기 관행은 봉제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유 법인은 다르지만 주인이 같은 두 봉제공장에서 일한 히스패닉 직원이 두 봉제공장에서 일한 시간을 합쳐서 오버타임 관련 클레임을 노동청에 제기한 사례가 그 대표적이다.
직원 쪼개기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 같은 업종이자만 사업장의 이름이 다른 경우, 사업장이 여러 지점에서 나뉘어 있는 경우, 완전히 다른 업종에 사업장의 이름도 다를 경우가 그것들이다.
직원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지만 적발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사업장의 이름과 업종이 다르다는 데 있다. 겉으로 보아서는 업주가 동일인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만 관계 당국은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직원 쪼개기나 기업 분할과 같은 꼼수를 직원 측 변호사들이나 가주 노동청, 연방노동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한인 고용주들이 착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남상욱 기자>
오버타임 지급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직원 한명이 두곳의 사업장을 관리하도록 하는 불법행위가 일부 업체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