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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가을이 불러들인 설레임

지역뉴스 | | 2018-11-03 18:18:26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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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둘루스에서 400번 도로를 만나 금광 유적지 달로네가를 거쳐 사과농장이 자리 잡고있는 엘리제이까지는 대략 한시간 정도의 드라이브로 만나게 된다. 사과밭 가는 길 노중엔 여름의 푸름에 묶인 듯 단풍진 숲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윤기를 잃어가는 푸름이 창가 풍경으로 흘러가고 군데군데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이 눈에 띄이기라도 하면 ‘와 단풍이다’를 연발해가며 나이듦을 잊은채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설레임의 시간들이었다. 지난 여름을 유난한 혹서에 시달렸고, 갑작스런 기온 강하로 고운 단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거의 해를 거르지않고 방문했던 사과농장에서 풋풋한 햇사과를 마음 껏 카트에 담고 로칼 꿀병까지 챙겨가며 사과밭 나들이를 쏠쏠하게 즐기고 아미카롤라 주립공원에 위치한 아미카롤라 폭포를 향해 행선지를 돌렸다. 

차타후치 국유림에 자리잡고 있는 공원에는 캠프장이며 군데군데 마련된 피크닉 쉘터며 방갈로에다 산장이 마련되어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즐겨 찾아드는 편이다. 미시시피 동쪽 끝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는 폭포이면서 죠지아주에서도 폭포 높이가 가장 높은 대형 폭포로 아팔라치안 트래일의 최하단에 위치해 있다. 체로키 인디안들이 ‘굴러떨어져 내리는 물’이라 불렀던 폭포 경사면에 폭포로 오르도록 설치된 425 개의 계단을 숨가쁘게 오르기도 했던 기억도 있지만 노구를 핑게로 언뜻언뜻 단풍이 시작되는 폭포 정상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를 택했다. 여러차례 방문이지만 만날 때마다 새롭듯 만나진다. 

모처럼의 나들이를 시샘하는양 기온도 떨어진데다 부슬부슬 가을비까지 잠깐 뿌렸지만 밤 잠을 설쳐가며 두 분 권사님이 싸오신 김밥에 유부초밥이며 약식을 피크닉 쉘터에서 나누고 휴대용 개스버너까지 준비해오신 찬찬하신 권사님의 따스함 덕에 따끈한 생강차를 마시며 가을 정취를 돌아볼 수 있었다. 공원 정상 Visit Center에서 내려다 본 풍경에서 시선을 뗄 수 없어진다. 수종을 헤아릴 수 없는 과목들이 조화롭고 단아하게 거대한 정원을 이루고 있는 숲 사이로 한 폭의 산수화처럼 흐르고있는 운무를 기적처럼 만난것이다. 손이 닿이지 않는 풍경이라 더 아름다울찌도 모를 일이다. 말할 수 없는 고요와 아늑함이 깃들어있는 수목 사이로 자욱한 운무가 흐르고 있었다. 수려한 풍광 사이를 떠돌다 시린 몸짓으로 하늘로 용솟음하듯 몸을 뒤틀며 숲을 누비며 흐르고 있다. 높은 하늘을 받쳐들듯 하늘로 하늘로 승천하듯 솟아오르는 운무가 오래도록 시야에 머물러있을 것 같다. 

습기의 증발이 하늘로 올리워지는 자연현상일테지만 산이 운무를 품었는가, 운무가 산을 품었는가, 숲과 하늘이 운무로하여 한몸이 되어지고 있음을 본다. 언뜻 깊은 숲에 누워버리려는 시늉같기도 하다. 운무로 하여 펼쳐진 비경이 놀랍고 경이로워 ‘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깊숙한 심령에서 간절히 흘러나온다. 주변 방문객들의 시선에도 개의치 않으며 마음껏 찬양을 올려드릴 수 밖에 없는 숨막히는 절경의 즐비이다. 분주하거나, 눅진한 일상의 일탈을 위해 자연과 더불으며 재충전할 수 있는 공원이다.  숙박시설과 주변 경관으로 그 면모를 갖추고 있거니와 폭포와 산장 중간에 애팔래치안 트래일이 시작되면서 스프링거 마운틴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트레일을 따라 숲의 정취를 즐기며 만끽할 수 있는 적지로의 이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오가는 차 속에서 유년시절 놀이들이 화제거리로 떠올라 가을 채색과 어우러지는 정서의 멋을 한껏 부추겨 주었다. 놀잇감이 귀했던 시절이라 클로버 꽃을 꺾어 꽃반지며 팔찌에다 목걸이까지 만들었던 추억들이 아슴한 향수를 불러들였다. 비석치기, 가마놀이, 깨금질 놀이, 자치기에 땅뺏기 놀이, 공기놀이며, 말타기, 사방치기 놀이들이 소롯이 떠오르는 유년의 추억들로 대화거리는 끝없이 꽃을 피운다. 유년의 신작로에서 해가 어스름하도록 놀이에 파묻혀 있다가도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달려갔던 풍경까지도, 흙을 한줌 파내고는 꽃잎이며 풀잎들로 가득 채우고는 유리 조각을 덮어 작고 작은 테라리움을 만들었던 그리움들이 가을나들이에 나선 여심의 정서를 고취시켜주어 유년의 흥취로 잠시 돌아가 고즈넉한 심사에 젖어보는 행운도 누리게 해주었다.

아 가을날이여 부디 곱고 아름다운, 눈부시고 다채로운, 황홀한 단풍으로 물들이고 떠나소서. 열정으로 마지막을 불태우며 낙화하듯 가랑잎더미를 만드소서. 부디 초라한 낙엽이 되진 말으소서. 초라한 노을이, 격없는 노심이 되기 싫다는 말을 아끼고 싶음은 아무래도 가을이 불러들인 설레임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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