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엔터테인먼트 시설도 확인
시간 되면 이웃주민들과 동네에 대해 대화도
집을 구입하는 것은 큰 돈이 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결정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간혹 다른 지역에 집을 사거나, 타도시로 이주를 해야 해 낯선 곳에서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면 해당 지역이 어떤 곳인지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는 말처럼 현명하게 결정하고 신중하게 행동하기 힘든데 다행인 것은 1968년 제정된 ‘공정한 주거에 관한 법’(Fair Housing Act) 덕분에 부동산 에이전트에 의해 인종, 성별, 출신국가, 종교, 장애의 여부나 가족의 상태 등에 따라 차별 받을 일이 없다는 점이다.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에 현실은 녹록치 않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헤이븐 리얼 에스테잇 브로커스’(Haven Real Estate Brokers)의 홀리 레오너드 대표는 “에이전트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집에 관한 것”이라며 “공정한 주거에 관한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바이어도 주의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즉, 바이어 스스로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낯선 곳에서 집을 사야 하는 바이어를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처가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면 타지에서의 주택 구입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살아보지 않았고, 살고 있지 않은 다른 도시에서 집을 사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하고 점검해야 할 7가지 포인트를 소개한다.
■ 안전 우선
내 가족의 보금자리인 만큼 집을 고를 때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요소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체크 방법은 해당 지역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범죄 관련 정보를 받는 것이다. 또 로컬 신문 등을 통해 좀도둑부터 중범죄까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 중에도 도움 되는 것들이 많은데 유료이긴 하지만 ‘네이버후드 스카웃’(www.neighborhoodscout.com)은 전반적인 범죄를 비롯해 재산 범죄, 폭력 범죄 등 종류별로 다른 도시나 주 전체와 비교해서 알아볼 수 있다.
비슷한 것으로 ‘크라임 리포츠’(www.crimereports.com)는 전국 1,000개 이상의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사건과 사고의 통계 및 트렌드에 대해 검색할 수 있다. 성범죄 관련 정보를 알고 싶다면 연방 법무부의 전국 성범죄 데이터베이스(www.nsopw.gov) 또는 ‘패밀리 워치독’(www.familywatchdog.us)을 통하면 되고 이메일 알람도 신청할 수 있다.
■ 좋은 학군
리얼터 닷컴이 올해 성공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는 바이어를 조사한 결과, 73%는 좋은 학군을 찾아 집을 샀고 만족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자녀가 없어 학부모가 아닌 경우라도 주변의 좋은 학군은 미래에 집값을 올려줄 수 있는 호재다.
좋은 학군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인터넷 웹사이트가 있는데 이중 ‘그레이트 스쿨스’(www.greatschools.org)와 ‘스쿨 디거’(www.schooldigger.com) 등은 학생들의 테스트 점수, 랭킹, 교사 대 학생 비율 등을 초중고등학교 별로 나눠 알기 쉽게 보여준다.
다만 이런 웹사이트들은 점수화된 수치만 보여주는 것이 단점으로 그 뒤에 숨은 속사정이 궁금하다면 지역 내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보거나, 직접 학교를 방문해 점검하면 될 것이다.
■ 통근 시간
센서스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출퇴근 시간은 편도 25분으로 교통 체증 탓에 대도시일수록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려고 하는 집의 지역이 통근하기 적당한 위치인지 알아보려면 실제로 수차례 다른 시간대에 이동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것이 힘들면 GPS 네비게이션 시스템인 웨이즈(Waze)나 구글 맵스(Google Maps)로 실제 교통량을 기반으로 체크해야 한다.
■ 지형 파악
오픈 하우스 행사가 주로 열리는 화창한 토요일 오후에는 나쁘게 보일 집이 없다.
그러나 집과 지형은 실제로 해가 진 뒤에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진면목을 보여준다.
보다 정확한 이미지를 그리기 위해서는 낮과 밤의 전혀 다른 시간대에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주중 낮 시간에는 평화로울 것이고,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번잡할 것이다.
■ 걷기 좋은 환경
웹사이트 ‘워크 스코어’(www.walkscore.com)는 전국 3,000개 이상의 도시, 1만여개 동네에 위치한 주택들이 얼마나 걸어다니면서 생활하기 좋은지를 100점 만점의 점수로 보여준다.
이들이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교통 패턴, 대중교통 접근성, 통근 시간과 대략적인 식당, 스토어, 오피스 등과의 거리 등으로 자동차 없이도 얼마나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부동산 개발 계획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룰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인근 지역에서 이뤄지고 추진중인 부동산 개발 계획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로컬 언론 등을 통해 상업용으로, 주거용으로 추진되는 개발 프로젝트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 넥스트 도어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부동산 개발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있으며 주민들이 느끼는 기대나 불안감도 점검할 수 있다.
■ 시간 여유
마지막으로 고려할 점은 정말로 시간 여유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집을 사는 것이 그렇게 급하지 않다거나 시간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인근에서 렌트로 당분간 살아보는 편이 낫다고 레오너드 대표는 권했다.
그는 “만약 미룰 수 있다면 당장 덜컥 집을 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인근 동네나 커뮤니티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직접 실제로 살아보고 느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여유가 없다면 ‘에이리어 바이브스’(www.areavibes.com) 같은 웹사이트도 참고할 만 하다. 바이어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건들을 우선해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을 꼽아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류정일 기자>
마음에 드는 집에 위치한 동네 주민들과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