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르기 환자 분석 결과
진단후에도 29%만 사용 중단
얼굴·두피 가려움증 가장많아
사용전 반드시 피부반응 검사
증상 심하면 약물치료 받아야
머리 염색약은 우리나라 인구의 64%가 사용 경험이 있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사용 후 가려움증 등 부작용이 심하지 않으면 감수하는 이들이 많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의 이준영·한주희 교수팀이 지난 2009~2015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피부반응검사로 확인된 ‘염색약 접촉 알레르기(Hair dye contact allergy)’ 환자 105명을 분석했더니 10명 중 8명은 검사를 받기 전부터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또 알레르기 진단 후에도 29%만이 사용을 중단했다. 71%는 새치나 반백이 된 머리카락을 검게 염색해 젊어 보이기 위해, 갈색 또는 컬러풀한 헤어를 연출하기 위해 가려움을 감수했다.
환자가 호소한 증상은 가려움증, 따끔따끔한 느낌, 건조함 순이었다. 발생 부위는 얼굴(57%)이 가장 많았고 두피·목·몸통·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흔한 병변은 홍반성 반점과 반(편평한 병변)이었으며 피부가 솟아오른 구진·판, 각질, 진물 등도 관찰됐다. 염색약 알레르기는 50세 이상에서 더 흔하게 관찰됐다.
염색약 성분 중 접촉피부염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은 파라페닐렌디아민(PPD). 검은색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데 농도가 높을수록 피부를 강하게 자극하고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염색 횟수가 잦으면 염색약 알레르기 발생 범위도 넓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머리 염색약에 의한 접촉 알레르기는 임상적으로 다양하게 관찰된다. 전형적인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병변을 보이는 것뿐 아니라 가려움증 등으로 피부를 계속 긁거나 비비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가 두꺼워지고 거칠어지며(만성 단순태선) 부어오르는 두드러기(피부묘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염색약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사용 전 피부반응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하는 게 좋다. 면봉에 염색약을 발라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묻히고 48시간 동안 피부 반응을 살피는 방식이다. 1회용 밴드의 거즈 부분에 염색약을 발라 붙이면 염색약이 옷에 묻지 않아 편리하다. 간지럽거나 붓거나 진물이 흐르는 등의 이상이 없으면 염색을 해도 된다.
이준영 교수는 “피부 가려움증 등이 심하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는 등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좋다”며 “염색약 알레르기의 임상 증상과 알레르기 항원(유발물질) 회피 교육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