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도시 수천명 운집
"반인권·비인도적 처사"
트럼프 행정부의 밀입국자 무관용 지침에 따라 시행된 '부모-자녀 격리'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미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국적인 시위가 펼쳐진 것은 지난 3월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이후 처음이다.
이민자 자녀 임시보호소가 설치되는 멕시코 접경 텍사스 주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주, 동부 미시간 주, 뉴욕 등지까지 10여 개 주, 60여 개 도시에 걸쳐 14일부터 크고 작은 집회가 열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도심 맥아더 파크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참가자는 '부모와 아이를 갈라놓은 건 인도주의에 역행하는 범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정책은 지난 5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연방검사들에게 무관용 지침을 내리면서 시행됐다.
지난달 중순 2주간에 걸쳐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부모와 격리된 아동 숫자는 650명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국은 텍사스 주 서부 엘패소 인근에 부모와 격리된 이민자 자녀를 수용할 임시보호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호소 부지가 사막 한가운데에 있고 통상 낮 기온이 섭씨 37∼38도까지 올라가는 지역이어서 인권단체들이 보호소 설치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기획한 연합 시민단체 '패밀리스 비롱 투게더(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잔인하고 반인도주의적인 이민 정책에 조직적으로 항의하고 이민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밀입국 가정 격리수용 반대 집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