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민주당 내 일부 상원의원들이 워싱턴 정가의 ‘뜨거운 감자’인 이민법 개정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양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까지 일부 수용한 이민법 절충안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공화·민주당의 온건파 상원의원들의 모임인 ‘상식 연합(Common Sense Coalition)’이 불법체류 청년 180만 명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고, 향후 10년 동안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 국경안보 비용으로 250억 달러를 책정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이민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했다.
공화당 8명과 민주당 8명, 무소속 1명 등 17명으로 이뤄진 이 그룹은 민주당의 기본 요구사항을 지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사항들을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도출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에 따르면 이날 합의된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법 개정안에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 '4개의 기둥(four pillars)' 가운데 상당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2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양당의원들의 절충안에서는 “향후 10년”으로 조정했다. 또한 가족 초청 이민 대상은 축소하면서도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수준보다는 완화시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하려했던 비자 추첨제(persity visa lottery program)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양당의 잠정 합의안에 대해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을 “거대한 사면(giant amnesty)”이라고 비난했다. 국경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대폭 양보를 하면서 불법청년들에게 시민권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요구한 사항들이 반영되지 않은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양쪽이 모두 큰 양보를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까지 어떤 때보다도 가까이 접근했다. 상원이 드리머(불법 체류청년)들을 돕기 위한 뭔가를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