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드리머’ 서류미비 청년 180만명에게 시민권 기회를 허용하는 이민개혁 빅딜 구상을 제시해 DACA 구제안과 국경장벽건설 등을 진행 중인 연방 의회의 이민협상의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스티픈 밀러 백악관 수석고문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백악관의 ‘이민개혁 핵심조항’(Immigration Framework) 발표를 앞두고, 25일 의회 관계자들과 가진 사전협의 과정에서 이같은 빅딜 구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백악관 이민개혁 빅딜구상의 핵심은 소위 ‘드리머’로 불리는 서류미비 청년 180만명에게 합법체류 신분은 물론 시민권 취득 기회까지 허용하고 있다. 특히, 이 구상은 구제대상 범위를 70만 DACA 청년으로 제한하지 않고, 180만명에 달하는 ‘드리머’들로 수혜범위를 확대한 것이어서 민주당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측은 구제대상 ‘드리머’들이 시민권을 취득하기 까지 10~12년이 소요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측은 이날 예상보다 범위를 대폭 늘린 대규모 구제안을 제시하는 대신, 국경장벽건설과 가족이민축소안 수용을 협상조건으로 제시했다. 밀러 고문이 이날 공개한 빅딜 구상에는 국경장벽건설에 250억달러 예산 지원안과 연쇄이민 중단을 위한 가족이민축소안이 포함됐다.
최소한 민주당이 국경장벽 예산 250억달러를 ‘트러스트펀드’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없이는 DACA 구제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연쇄이민중단을 이민개혁의 최우선 핵심조항으로 내걸고 있는 백악관은 시민권자의 배우자와 미성년자녀를 제외한 다른 모든 가족이민 중단을 빅딜 구상에 포함시켰다.
'추첨영주권’ 폐지 요구도 빠지지 않았다. 밀러 고문은 이날 추첨영주권을 폐지하는 대신 쿼타 5만개를 기존의 가족 및 취업이민 쿼타로 돌려 이민적체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사전협의 과정에서 일부 알려진 빅딜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100% 반영된 것으로, 백악관은 오는 29일 이 내용을 골자로 한 이민개혁 빅딜제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밀러 고문은 "이 빅딜 제안은 일종의 ‘타협안’(a compromise position)”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면 이 타협안이 연방상원에 이민개혁법안으로 상정될 것”이라고 밝혀 이 제안이 백악관과 공화당의 최종 협상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