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병이 암의 숨은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의 발병은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가정 아래 학자들이 175개 국가의 12종류의 암 발병률 데이터를 2002년과 2012년 체질량지수(BMI)와 비교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암 발병의 최소한 6%는 비만과 당뇨병으로 인한 것이다.
란셋 지에 실린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2012년에 전세계에서 보고된 암 1,406만7,894건 중에서 5.6%에 해당하는 79만2,600건의 암 발병은 당뇨병과 25 이상의 BMI가 독립적인 위험요인이었다. 당뇨병과 높은 체질량지수와 연관된 암들은 결장암, 담낭암, 간암, 췌장암 등이었다. 비만과 당뇨병이 이 암들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으나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연구의 주 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나단 피어슨-스투타드는 “비만과 당뇨병을 야기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것이 암을 일으키는 기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높은 인슐린 레벨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체질량지수가 원인인 암과 당뇨병이 원인인 암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BMI가 높으면 당뇨병보다 결장암 발병이 2배 많았고,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케이스는 거의 3배나 증가했다. 당뇨병은 신장암과 관련이 없으나 높은 BMI는 모든 신장암 발병의 5분의 1 정도와 연관을 보였다.
높은 BMI와 당뇨병을 함께 가졌을 때는 자궁내막암 발병의 38.4%를 차지했으나 유방암은 8.9% 발병에 그쳤다. 남성의 경우 두 조건을 모두 가진 사람은 간암 발병의 23.3%를 차지했으나 결장암은 8.6%였다.
지역적 차이도 있었다. 전체 암의 16%는 소득이 높은 서구 국가에서 높은 BMI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고소득 국가에서는 5%만이 높은 BMI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당뇨병과 비만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학자들은 암 발병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담낭암, 간암, 자궁내막암 등이 많아진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닥터 피어슨-스투타드는 “비만과 당뇨병의 증가로 인해 2035년까지 남성 암은 20%가, 여성 암은 30%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뇨병과 비만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암 발병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Ruth Fremson/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