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서만 사망자 90명 넘어서
여진 우려해 일제 휴교령·재택근무도
19일 멕시코를 강타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진 발생 이틀째인 20일 220명을 넘어섰다. 무너진 건물이 많아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시민보호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사망자는 최소 22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수도 멕시코시티에 집중됐고, 인근 모렐로스·푸에블라·멕시코·게레로 주에서도 적지 않은 사망자가 나왔다.
미겔 앙헬 만세라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날 오전 현재 사망자가 9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 남쪽에 있는 모렐로스 주에서 71명, 푸에블라 주에서 43명이 각각 숨졌다. 멕시코시티를 둘러싼 멕시코 주를 비롯해 게레로 주, 오악사카 주에서도 각각 17명이 사망했다.
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 구에 있는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가 무너져 학생 22명, 성인 2명 등 모두 2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3∼14세 어린이가 다니는 이 학교에는 30명의 학생과 8명의 성인이 매몰된 건물 아래 갇혀 있어 필사의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군인과 소방대원, 수백 명의 인근 주민이 밤을 새우면서 맨손으로 무너진 콘크리트와 철근 등의 잔해를 치웠다. 구조대는 구조 작업 도중 때때로 생존자가 내는 소리를 듣기 위해 잠시 일을 멈추고 정적 속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몰레스’로 알려진 자원봉사 구조팀이 자정께 3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이날 오전 중 교사 한 명과 학생 2명이 잔해 속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구조당국은 전했다.
고급 식당 등이 많이 몰려 있는 부촌 지역인 콘데사와 로마 지역도 노후 건물 여러 채가 붕괴해 강진을 피할 수 없었다.
강진과 함께 화산도 소규모 폭발을 일으켰다. 강진 당시 푸에블라 주에 있는 포포카테포틀 화산이 소규모 분화를 했다. 화산 인근에 있는 아치치우아칸 지역의 한 성당 건물이 미사 도중에 무너져 15명이 숨졌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강진으로 500만 가구와 사업체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전체 가구의 40%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현재 피해 지역의 90%가량에 전기공급이 재개됐다.
강진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학교에는 안전 진단 등을 위해 휴교령이 내려졌다. 여진에 대비해 기업들도 재택근무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난당국을 사칭해 강진피해 상황을 점검하러 왔다며 문을 열어달라는 강·절도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의를 요구하는 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19일 지진은 멕시코 역사상 가장 많은 1만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1985년 대지진이 일어난 지 꼭 32년 만에, 또 지난 7일 멕시코 역사상 규모로는 가장 큰 8.1 강진이 발생한 지 불과 12일 만에 멕시코시티를 강타했다.
강진이 강타한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붕괴된 건물에서 20일 구조대원들이 한 생존자를 극적으로 구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