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우스는 저한테도 도움이 되요”
“부동산 웹사이트 절대 믿지 마세요”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고객에게 속사정을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다. 때로는 거래와 상관없는 내용들, 자칫 고객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내용들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매거진이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고객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는 속사정들을 알아봤다.
■ 오픈하우스는 나를 위한 행사
오픈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다 바이어가 아니라는 사실. 바이어 보다는 그냥 집이나 한번 구경하러 온 이웃 주민, 아니면 그냥 지나가다 들린 사람도 많아요.
나에겐 명함을 한 장 더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 방향제는 이제 그만
악취가 나는 집은 팔기 힘들어요. 그렇다고 인조 방향제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랍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기 콘센트에 꼽는 방향제에 앨러지 반응을 일으킵니다.
대신 쿠키를 구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방향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냄새 마케팅에 쿠기 굽는 것만큼 좋은 효과가 없답니다. 쿠키 굽는 법 간단하니까 집 내놓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배워보세요.
■ 집이 엉망이라도 보여주세요
집이 엉망이라고 집 보러 오겠다는 바이어를 돌려보내지 마세요.
갑자기 전화해서 15분 내에 집을 보러 가겠다는 바이어들 짜증나는 것 잘 압니다.
그런데 급하게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급하게 주택 구입을 결정할 때도 많다는 사실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헐값 오퍼도 기회예요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헐값 오퍼가 요즘 자주 보이네요. 집값이 너무 오른 것에 대한 바이어들의 반발 심리라고나 할까요? 어쨌든 헐값 오퍼를 받았다고 너무 기분 상해하지 마세요.
그래도 집을 구입하겠다고 오퍼를 제출한 바이어와 거래를 흥정하는 것이 새 바이어를 찾는 것보다 집을 팔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 잘 나간다는 에이전트 얼굴 보기 힘들어요
유능하다고 소문 난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어느 에이전트와 일하게 될지 한번 물어보세요.
너무 ‘잘 나가는’ 에이전트라면 얼굴을 한번 보기도 힘들 수 있거든요.
리스팅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면 아마 ‘잘 나간다’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같은 팀의 다른 에이전트가 일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어떤 에이전트가 연락을 받고 매물 홍보를 담당하게 될지 정확히 알아봐야 해요.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불하시는데 그런 것쯤 물어보는 것도 괜찮아요.
■ 파이널 ‘워크스루’ 꼭 참석하세요
아무리 바빠도 ‘파이널 워크스루’(Final Walk-Through) 절차 절대 생략하지 마세요.
주택 구매계약 체결하고 에스크로 마감하기 전에 집 상태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절차가 파이널 워크스루인 것은 다 알고 계시죠?
집주인이 가지고 가겠다고 한 물건은 가지고 갔는지 남기겠다고 한 물건은 그대로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되니까요.
거래가 끝나기만 기다렸다는 듯이 마자 집주인이 스토브, 세탁기, 샹들리에, 창문 장식을 가지고 간 경우 많이 봤어요.
■ 비싸게 팔아주겠다는 말 믿지마세요
저보다 집을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한 에이전트가 있다구요? 그런 에이전트만 조심하시면 집 파는데 문제없습니다. 옆집이 얼마에 팔렸는지 저보다 더 잘 아시잖아요.
그 가격에 팔 수 있다면 저도 그 가격을 제시했을 겁니다.
확실한 것은 그 에이전트에게 집 파는 일을 맡기면 오랫동안 집이 안 팔릴 수 있다는 겁니다.
■ 가구로 꽉 찬 집이 실제로 더 커요
집이 비어 있어서 시원하고 커 보인다구요? 그런 집이 실제로는 훨씬 작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비어 있는 집은 가구 배치에 대한 아이디어가 금세 떠오르지 않아 커보이는 것 뿐이예요.
가구 한 두개만 들여 놓으면 꽉 차보일 것이 분명합니다.
■ 부동산 웹사이트 너무 믿지 마세요
요즘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가 무척 많아서 편리하시죠? 웹사이트는 매물을 검색하는 데만 사용하시고 리스팅 가격이나 오퍼 가격을 정할 때는 제발 너무 의존하지 말아 주세요.
매물 시세를 정확히 뽑으려면 주변에서 팔린 집들과 비교도 해야 합니다.
매물 내부의 업그레이드 여부에 따라서도 시세 간에 큰 차이가 나구요. 에이전트들은 매물들을 직접 가보고 가격을 산정하지만 웹사이트는 집에 가볼 수가 없잖아요.
■ 소개서 강조하는 에이전트 조심하세요
만약 에이전트인 제가 다른 사람의 추천서나 과거 고객 1~2명의 소개서를 너무 ‘들이대면’ 조심하세요.
경험이 부족한 초보 에이전트라는 이야기니까요.
만약 경험이 많은 에이전트라면 추천서보다는 경력을 더 강조하거나 아니면 고객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오히려 더 많이 할 거예요.
■ 매물과 관련된 것만 물어보세요
매물과 관련이 없는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으니 질문을 자제해 주세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옆집에 어느 나라 사람이 살아요?“라는 질문이예요.
인종, 범죄율, 경제적 지위 등과 관련된 답변은 공정거래법상 에이전트가 답변 할 수 없는 사항이에요.
대신 조금만 손품을 팔아서 인터넷을 검색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나름대로 내야하는 비용이 많아요
겉으로는 드러나는 수수료 금액을 에이전트가 다 받는 것 아니에요. 우선 소속 중개 업체와 정해진 비율대로 분배해야 되는데 많게는 50%씩 나눠야 할 때도 있어요.
그것뿐만 아니라 각종 협회비, 광고비, MLS 구독료, 인쇄물 제작비 등 이래 저래 나가는 비용이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 에이전트 고를 때 경력을 꼭 물어보세요
에이전트를 선정하기 전에 부동산 에이전트로서의 경력을 꼭 좀 물어 보세요. 평소 다른 일을 하며 에이전트를 부업으로 여기는 에이전트도 많기 때문이죠.
어쩌면 수년 만에 처음 담당하게 되는 일일지도 몰라요.
적어도 작년에 몇건의 거래를 성사했는지 정도는 물어보시고 결정하세요.
<준 최 객원기자>
오픈하우스 행사가 리스팅 에이전트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셀러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