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소폭반등에 재융자 신청 급증
주택매물 가뭄 해갈 기대도 높아져
올들어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면서 주택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커졌는데 캐나다인들의 구입 증가가 크게 늘었다. 한편 모기지 이자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재융자 신청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택 시장의 주요 소식을 정리해 본다.
■ 이자율 소폭 반등에 재융자 쇄도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 반등하면서 재융자 신청이 급증했다. CNBC가 ‘모기지은행업협회’(MBA)의 집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재융자 신청은 전주보다 약 6.3% 증가했다.
한동안 낮은 수준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던 모기지 이자율이 반등했지만 상승폭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로 그동안 재융자 타이밍을 기다렸던 주택 소유주 사이에서 재융자 신청이 늘고 있다.
같은 주 융자액 42만4,100달러 미만 컨포밍 융자 발급에 적용된 평균 이자율(30년 고정)은 약 4.22%로 전주와 동일했고 수수료의 경우 전주 약 0.4포인트에서 약 0.31포인트로 하락했다.
조엘 칸 MBA 연구원은 “지난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발언 이후 채권 금리가 소폭 하락했다”며 “이후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의 금리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실제로 국영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이 7월20일 발표한 30년 고정 금리는 평균 약 3.96%로 전주대비 약 0.07%포인트 떨어졌다. 한편 저소득층 주택 소유주들이 자주 활용하는 FHA 재융자 신청은 전주보다 약 21%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 다시 돌아온 외국인 구입자
지난해 주춤했던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 열기가 올들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감소했던 캐나다인들의 주택 구입이 크게 늘면서 외국인 주택 구입 열풍을 이끌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외국인 주택 구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는 약 1,530억달러로 전년(약 1,026억달러)대비 약 49%나 급등, 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사들인 주택은 모두 28만4,455채로 전년보다 약 32% 늘었고 전체 주택 거래중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물론 국제 정세가 불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 열기를 꺾지 못했다”며 “미국 부동산 시장이 ‘투자 안전처’란 인식이 외국인 주택 구입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올해 캐나다인들의 주택 구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캐나다인의 주택 구입 규모는 2015년 약 112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약 89억달러로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캐나다인들은 올들어 사상 최고치인 약 190억달러어치의 주택을 사들이며 외국인 주택 구입 열풍의 주요 국가로 다시 떠올랐다.
캐나다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이 갑자기 급증한 것은 자국 주택 가격 증가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빨라 미국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미국 주택 구입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인들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는 약 317억달러로 2015년 최고치인 약 286억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구입 건수 면에서도 중국인들은 약 4만572채를 사들여 1위로 기록됐다.
중국에 이어 주택 구입 규모 2위를 차지한 국가는 캐나다로 미국 주택 구입에 약 190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3위는 영국인들로 약 95억달러어치의 주택을 구입했고 4위와 5위는 멕시코(약 93억달러)와 인도(약 78억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주택을 구입한 지역은 플로리다, 가주, 텍사스 등 3개주에 집중됐다. 전체 외국인 주택 구입 중 약 22%가 플로리다에서 이뤄졌고 가주와 텍사스의 외국인 주택 구입 비율은 약 12%로 나타났다.
외국인별로 주택 구입지로 선호하는 주가 뚜렷히 갈린 것이 특징으로 캐나다인은 플로리다에, 중국인은 가주에, 멕시코인은 텍사스주에서 집중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미국 거주 외국인과 비거주 외국인의 주택 구입 규모 역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민 등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는 약 78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약 3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 역시 약 749억달러로 전년대비 약 72%나 치솟았다.
비거주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은 주로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진 것으로 올들어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NAR측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해외 송금 규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본토 거주 중국인들이 미국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 주택 소유주들 ‘집 팔기 유리한 시기’
집을 처분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극심한 주택 매물 가뭄 현상 해갈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택 처분 시기로 적절하다고 대답한 주택 소유주들은 약 71%로 전 분기(약 69%)에 비해 약 2%포인트 높아졌고 전년동기(약 61%) 대비로도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지역 주택 소유주들 중 주택 처분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 비율이 약 76%로 가장 높았고 서부 지역 주택 소유주중에서도 약 72%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집을 팔기에 유리한 시기로 보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지만 당장 주택 매물 증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집을 팔아야겠다고 확신이 서 매물로 내놓기로 결정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빨라야 올해 말쯤 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만족하거나 에퀴티를 더 쌓은 뒤에 팔겠다는 주택 소유주가 아직 많다”며 “주택 가격 급등으로 주택 처분 뒤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집을 쉽게 내놓지 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임대 주택 세입자중에서는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AR의 2분기 조사에서 주택 구입 타이밍이라고 답한 세입자 비율은 약 52%로 1년전 약 6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주택 소유주중 주택 구입 시기라고 답한 비율은 약 80%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와 동일했다. 주택 구입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진 이유는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NAR 조사대상 가구 중 약 54%가 경제가 회복중이라고 답했는데 전 분기 약 62%에 비해 한분기만에 크게 낮아져 주택 구입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음을 나타냈다.
<준 최 객원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다시 크게 늘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