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테네시 주에 거주하는 캐롤라이나 윌리엄스라는 여학생이 예일대 지원서 에세이에서 피자 이야기를 다뤄 합격했다는 보도가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나는 이 보도를 접하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우선 중요한 것은 단순히 피자를 주제로 한 에세이 하나 때문에 예일대에 합격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칫 많은 사람들이 이를 오해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수많은 대학 지원자들이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주제 선정에서부터 작성까지 너무나 어렵게 시작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사실 너무 깊은 생각이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아이디어와 팩트를 놓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이나가 작성한 에세이를 단순히 피자를 주제로 한 재미있는 글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돼 있고, 이런 것들을 까다로운 예일대의 입학사정관들이 놓치지 않고 짚어내 캐롤라이나라는 한 여학생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앞으로 대학 지원서를 제출할 학생들을 위해 캐롤라이나의 예일대 합격 스토리(실제로는 캐롤라이나는 최종 입학을 어번 대학으로 결정했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캐롤라이나는 나름대로 단단한 스팩을 가지고 있었다.
ACT 점수는 34점으로 비록 만점은 아니지만 대입학력 평가시험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실력을 발휘했다. 또 도전적인 과목들을 이수하면서 높은 GPA를 유지했고, 래이븐우즈 고등학교 졸업 때 탑 10에 포함됐다.
과외활동은 학교가 위치한 브렌트우드 지역 도서관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고, 잉글리쉬 아너 소사이어티, 내셔널 아너 소사이어티, 모의 유엔 등의 멤버로 활약했다. 게다가 집안에서 처음 대학에 들어가는 케이스였다.
화제가 된 피자 에세이는 어땠을까?
주제는 “Write about something that you love to do”였고 에세이 내용은 다음과 같다.
“The sound of my doorbell starts off high, then the pitch mellows out, and the whole effect mimics an instrumental interptation of rain finally finding a steady pace at which to fall. I have spent several minutes analyzing its tone because I have had many opportunities to do so, as one thing I love to do is order pizza and have it delivered to my house.
When the delivery person rings my doorbell, I instantly morph into one of Pavlov’s dogs, salivating to the sound that signals the arrival of the cheesy, circular glory. It smells like celebration, as I love to rejoice a happy occasion by calling Papa John’s for my favorite food. It tastes like comfort, since having pizza delivered to my quiet home is a way for me to unwind.
It looks like self-sufficiency, because when I was young, ordering pizza made me feel grown-up, and it still provides that satisfaction for my child at heart. Accepting those warm cardboard boxes is second nature to me, but I will always love ordering pizza because of the way eight slices of something so ordinary are able to evoke feelings of independence, consolation, and joy.”
이 주제는 정말 간단한 개념이어서 쓰기가 쉬울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스스로를 혼동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결코 만만한 주제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캐롤라이나의 경우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정말 자신이 이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인데다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어서 곧 바로 에세이를 작성해 나갔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는 곧 자신이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않거나, 에세이 주제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선입관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자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피자’라는 매우 평범한 소재를 활용했지만 캐롤라이나는 자신이 정말 있는 그대로 자신의 진솔함을 보여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세이 내용에서도 캐롤라이나가 사용한 단어들을 보면 고차원적인 표현들이 전혀 없다. 고등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로 이뤄져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함정에 빠져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캐롤라이나의 에세이는 간결하면서도 솔직함을 통해 고등학교 여학생의 모습을 순수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제 모든 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예비 12학년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입시준비를 위해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야 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에세이 작성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큰 그림을 그리려다 보면 오히려 시간만 낭비하고 방향을 잡지 못해 시간만 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오늘 소개한 캐롤라이나의 에세이가 완벽한 글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내용이 똑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된다.
여러분은 각기 여러분의 이야기가 따로 있다. 그리고 정말 가치 있는 소재는 바로 여러분의 옆에 있다. 오늘 꼭 말하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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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소재는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입학사정관들에게 분명히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고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