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주정부 집단 반발
“트럼프의 세번째 불법관세 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한국 등 60개 경제권에 부과한 10.0~12.5%의 ‘강제노동 관세’가 다시 법원의 심판대에 올랐다. 지난해 4월 발표한 상호관세가 올해 2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뒤 이번에는 무역법 제301조 관세까지 위법성 논란에 휩싸여 다시 이전과 같은 패소 전철을 밟을지 주목된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미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는 3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가 위법한 세금이라며 이를 중단해달라고 연방국제통상법원에 요청했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에 따르면 25개 주는 소장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 조치가 대통령의 과세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무효화되자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 관료들이 무역법 301조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관세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각국과의 협의를 건너뛴 데다 정책적으로 전혀 다른 경제권에 아무런 설명 없이 거의 동일한 세율을 매겼다는 지적이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소송 제기 후 성명을 내고 “우리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가정과 소규모 사업체의 삶을 더 비싸게 만드는 불법 관세를 부과하려는 세 번째 시도”라며 “미국 국민은 대통령의 불법적인 경제정책이 유발하는 추가 비용을 감당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 곳은 25개 주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인 향신료 수입 업체 벌랩앤드배럴과 시계 판매 회사 컬렉티브호롤로지도 강제노동 관세가 적용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연방국제통상법원에 곧장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 기업은 소장에서 새 관세가 법적 정당성을 갖추려면 강제노동에 관한 더 구체적인 국가별 조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부실한 조사 결과를 이미 정해진 결론에 끼워 맞췄다는 것이다.
해당 관세는 올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대체할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24일부터 7월 23일까지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한 150일 시한의 글로벌 관세(10%)를 한시 적용하면서 이 기간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미국 행정부에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이후 USTR은 지난달 23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60개 경제권에 대해 10∼12.5%의 관세를 확정했다. 한국은 일본·중국·러시아·호주·브라질 등과 함께 12.5%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유럽연합(EU)과 대만·영국·인도·멕시코·캐나다·아르헨티나 등 17개 경제권은 10%의 관세를 책정받았다.
과세 대상이 된 60개 경제권은 미국 수입품의 99.4%를 생산한다. 한국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제품을 공급망에서 제외하도록 이미 다각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려를 전달했지만 USTR은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이에 더해 추가 관세를 위한 과잉생산 관련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이 여기서 2.5% 이상의 관세를 더 적용받을 경우 최종 관세율은 기존 상호관세인 15%보다 높아지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법원이 이번 강제노동 관세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마련한 대체 관세 체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법원이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대통령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제노동뿐 아니라 과잉생산과 공급망 문제 등 다양한 명분을 활용해 추가 관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