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인생이 다 그런 거지

지역뉴스 | | 2026-07-24 08:48:35

행복한 아침행복한아침, 시인, 수필가, 김정자, 인생이 다 그런 거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 정자(시인 수필가)  

 

건강하고 만사가 편안하게 잘 풀릴 때, 남의 힘든 불행을 엿보며 무심코 내뱉던 말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뭐, 잘 될 거야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게 인지상정 세상살이 아닌가’ 무심코 말을 던지고는 돌아섰던 순간이 왠지 두고두고 마음 구석에서 끙끙거리고 있음을 문득 발견하게 되었다. 

 

무책임하게 건넨 말들이 날카로운 촉을 세우고 내 가슴을 노려보고 있는 기세다. 과연 내게 닥친 불행을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라는 말을 툭 던질 수 있었을까. 

서너 해 전 한국 방문길에서 어쩌면 우리 생애 중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이라는 말을 우리 남매가 나누고 헤어진 적이 있었다. 

내 남동생은 본인의 신상을 예상 했는지 “누님 앞에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긴 하지만 사람이 나이 들고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순환이 잘 되어야 살맛 나는 세상이지, 늙어가기만 하고 죽지 않고 계속 살아보겠다고 욕심을 낸다면 세상이 어찌 감당할까 싶네요, 

팔십이면 충분히 몫의 삶은 살아낸 셈이니까 우리 서로 누가 먼저 소식을 전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입시다” 빙긋이 웃으면서 가만히 손을 잡아주던 동생의 2주기를 맞게 되었다. 이태 전 이맘 때 누나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국 땅에 누나를 동그마니 남겨두고서.

가족력에 비하면 오래 살아온 셈이 된다. 맏이인 큰 딸을 대학에 갓 입학시켜놓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TV가 세상에 나타나면서 아나운서로 일하던 여동생이 한참 일할 사십대에 서둘러 가버렸다. 환갑을 넘기시고 아쉽게 이별한 내 어머니. 이제 가족의 절반도 못되는 나, 여동생, 남동생만 남았다. 내가 제일 고령이다. 감사할 일이다. 

세상과의 작별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음이지만 동생과의 작별 또한 예상치 못한 절감하지 못한 이별이라 슬픔도 무르춤하니 보낼 줄 알았는데 문득 문득 이별이란 감정 수용의 파도를 타고 찾아 드는 눈물은 필요한 과정처럼 훅하니 밀려들곤 한다. 

이렇듯 눈물타령이나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마지막을 잘 정돈하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일으켜 세워 주었다.

마지막 정리. 얼마전부터 이미 나누고 소유를 줄여가고 있긴 하지만 떠날 준비에 입각한 정리는 막막함이 앞선다. 옷장부터 열어본다. 하기야 옷가지는 두고 떠난다 해도 아무나 처리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중요한 핸드링 아이템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입고 갈 의상 만은 필수 품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남동생은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며 보여주었던 생각이 난다. 나도 준비해 두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었던 시간들이 바로 조금 전 같은데. 은행 통장도 현금도 쉽게 마무리 할 수 있을 만큼이다. 유난히 많은 책들은 시간을 마련하여 교회 도서실에 기증할 계획이다. 갖고 있기에는 애착의 미지수가 높은 편이라 엉거주춤 보관한 사물들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종류 따라 분류를 해두고 말없이 가만가만 손에 쥐어 줄 소장품이 내 시선을 피하고 있는 듯 하다. 잘 정리해서 인수 인계할 마땅한 인연이 막연하게 가물가물한 지평선 마냥 묘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마음 준비를 예시해 주고 떠난 동생이었지만 오빠처럼 지켜준 내 편이 떠났다. 결국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라는 말만 입 속을 맴돌고 있다.

살아가는 생애 동안 과연 얼마나 생의 마지막을 느끼고 제대로 실체를 만나본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있었던가. 이를 위한 준비 또한 생각이나 하고 살아왔는가. 언어가 있어도 사람과의 소통조차 차단기가 가로 놓여 있고 혼자 만의 통용어로 하루를 보낸 적은 없었던가. 어느 사회학 교수는 ‘사랑 과 연민이 없으면 인류는 절대 제대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부분 이 크다. 이 시대 우리 인류가 불행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낳은 물가 고공행진이나 불법 체류자 단속이 남긴 이산 가족들의 고통이나 기후변화가 빚은 농작 물 폐해가 아닌 따뜻한 가슴 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면서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로 결론이 유추되고 만다. 그렇다 ‘인생이 다 그런 거지’ ‘어쩔 수 없이 인생이 다 그런 거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16세 최하윤, 미국 최고 수준 시니어 무대에서 빛난 성장
16세 최하윤, 미국 최고 수준 시니어 무대에서 빛난 성장

USAT 시리즈 파이널 진출 확정HKC 아처리(HKC Archery) 소속이자 세킨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최하윤(16) 선수가 2026년 미국양궁협회(USA Archery) US

홍역 환자 35년 만에 최대…"공공보건 실패" 비난 커져
홍역 환자 35년 만에 최대…"공공보건 실패" 비난 커져

트럼프 행정부 '백신 회의론' 속 어린이 접종률 하락 영향기생충 감염 사태도 확산…사이클로스포리아증 9개주로 번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백신 회의론을 펼쳐 온 가운데 미국

"참전용사들의 수고와 희생 잊지 않겠다"
"참전용사들의 수고와 희생 잊지 않겠다"

한미우호협회,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한국전 조지아 출신 전사자 740명 추모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 이사장 프랭크 블레이크)는 254 오전 10시 30분 둘루스 페인-콜리 하

38년 만에 밝혀진 신생아 바꿔치기

DNA 검사로 뒤늦게 드러나 “함께 할 시간 빼앗겼다”, 노스다코타 병원에 소송 노스 다코타주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두 명이 뒤바뀐 채 각기 다른 가정에서 38년 가까이 자

제62회 슈퍼보울 28년 2월 애틀랜타 개최
제62회 슈퍼보울 28년 2월 애틀랜타 개최

2028년 2월 13일 벤츠 경기장 NFL이 조지아주로 돌아오는 미 프로풋볼 최대의 축제 개최 날짜를 공식 확정했다. 제62회 슈퍼보울(Super Bowl LXII)은 2027 시

주 4일만 등교하는 조지아주 교육구
주 4일만 등교하는 조지아주 교육구

채투가 교육구...화-금 수업 조지아주 채투가 카운티 학생들은 조지아주의 대부분 학생들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스케줄을 경험하게 됐다.그 이유는 전통적인 주 5일 수업 대신, 일주일

고교 총격범 콜트 그레이 전격 유죄 인정
고교 총격범 콜트 그레이 전격 유죄 인정

55개 중범죄 혐의 인정..종신형 선고 가능성 2024년 조지아주 배로 카운티 캠퍼스에서 동급생 2명과 교사 2명이 총격으로 숨진 비극적인 사건의 용의자 콜트 그레이가 금요일 유죄

귀넷, 애틀랜타 학군 개학 앞두고 보안 강화
귀넷, 애틀랜타 학군 개학 앞두고 보안 강화

총기 탐지기·전술팀 등 보안 강화 메트로 애틀랜타 전역의 학군들이 다가오는 새 학기 등교를 앞두고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보안 조치와 프로토콜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영어 미숙 트럭기사 퇴출…제대군인으로 대체
영어 미숙 트럭기사 퇴출…제대군인으로 대체

2만6천여명 트럭기사 자격박탈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대대적인 단속으로 면허를 상실한 수만 명의 이민자 트럭 운전사들을 대체하기 위해, 군 제대 장병들이 상용차 운전사에 지원하도록

알파레타, 자전거 공유 서비스 개시
알파레타, 자전거 공유 서비스 개시

2020년 중단 6년 만에 부활무인 대여소 5곳 25대 운영 알파레타시의 공공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이 6년 만에 부활된다.알파레타 시의회는 이번 주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 시행안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