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여파 16% 급등
육류는 고공 행진 지속
농업생산·공급은 감소세
일부 품목은 두 배까지↑
![이란전쟁에 이어 기상이변 슈퍼엘니뇨까지 겹치면서 미국 등 글로벌 식료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image/fit/294993.webp)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농작물 생산비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슈퍼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세계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전 세계 곳곳에 폭염과 홍수 등을 일으키는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기상 패턴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연방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엘니뇨 현상이 이미 시작됐고,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한 가능성이 6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세계 식량 가격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고 이 현상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에 따르면 올해 슈퍼 엘니뇨로 전 세계 식량 가격이 15.8%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작물별로 파종과 재배, 수확 시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식량 가격 인상 현상은 2028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 가격은 611.25달러로 지난달 말 대비 30.5달러(5.3%) 올랐으며, 대두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5.6% 상승했다.
최근 미국 내 식품 가격 상승의 중심에는 소고기가 있다.
연방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소고기 및 송아지 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2.9% 상승했다. 특히 도매 시장에서는 계절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소고기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소 사육 두수 감소다. 미국의 소 떼 규모는 약 7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가뭄으로 인한 목초지 부족, 사료 가격 상승, 높은 금리로 인한 농가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소고기 공급이 줄었지만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가격 하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USDA는 2026년 소고기 가격이 평균적으로 약 7.5%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전망하는 등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소고기 가격 상승은 외식업계와 가정 식비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저렴한 부위로 바꾸거나, 소고기 대신 닭고기·돼지고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주간 식료품 예산을 맞추기 위해 육류 구매량 자체를 줄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햄버거용 다진 소고기 가격도 크게 올라 패스트푸드 업계와 가정 소비자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계란 가격도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인도는 이미 엘니뇨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몬순(우기) 시즌이 시작됐지만 일부 지역은 예년 강수량의 25%만 기록 중이고, 인도 중부의 일부 지역도 강수량이 예년의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쌀과 밀, 사탕수수 공급에 영향을 끼쳐 전 세계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도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전 세계 농업 생산이 14.3% 감소해 3,420억달러의 생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니크레딧은 “핵심 원자재 전반에 걸쳐 가격이 10∼5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며 “특히 쌀과 팜유, 설탕, 커피 등은 50%에서 100% 이상까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가계가 슈퍼 엘니뇨로 생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슈퍼 엘니뇨로 인한 농작물 생산 타격까지 겹쳐 생활고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료품 가격은 팬데믹 이후의 급격한 상승 국면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훨씬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로스앤젤레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