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거래일 주가 13% 상승
265억달러 조달·설비투자
외국 기업 IPO 역대 최대
‘K-반도체’ 쏠린 관심 반영
![최태원 SK 회장(앞줄 가운데)과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이 10일 뉴욕 나스닥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기념한 개장 종을 울리고 박수치고 있다. [로이터]](/image/fit/294947.webp)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뉴욕증시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일인 10일 13% 상승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17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장 중 한때 177달러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어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168.49달러로 첫날 장을 마감했다.
이는 한국 거래소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3거래일 평균 주가에 약 2.7% 프리미엄을 반영해서 책정한 ADR 공모가 149달러보다 13.1% 높은 수치다.
이번 ADR 발행은 세계 자본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초대형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의 주식 공모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세운 기존 기록 250억달러를 12년 만에 넘어섰다.
물론 ADR 방식의 공모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다.
미국 기업들을 포함해 미 주식시장의 역대 IPO 사례를 통틀어봐도 지난달 상장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857억달러)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 세계 주식 공모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스페이스X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294억달러)의 뒤를 잇는 역대 3위의 기록이다.
당연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진행한 주식 공모 중에서도, 또 한국 기업이 진행한 주식 공모 중에서도 역대 최대치다.
규모뿐만 아니라 발행 가격 역시 눈에 띈다. 대규모 신주 발행은 통상 물량 부담과 투자자 유인을 고려해 기존주보다 할인된 가격에 공모가를 책정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전날 한국 증시 종가 대비 2.9%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존주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에 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싱’(Premium Pricing)을 수요예측 방식의 보통주 공모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달성한 것이다.
또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사전 투자 확약 규모 역시 미 IPO 사상 최대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ADR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 주문이 몰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강한 수요가 공모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이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이 같은 초대형 거래의 주인공이 된 것은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미래 가치와 성장성에 주목하고,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생태계를 주도하는 핵심 주자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ADR 마감 가격을 현재 환율에 따라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 주식 한 주당 252만8,000원 정도로, 전날 거래소 정규장의 SK하이닉스 종가 218만원보다 약 16% 높은 금액이다.
또 ADR 마감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단순 계산해보면 1조2,000억달러에 달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1조1,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 된다.
이는 그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구조적 한계로 인해 미국 경쟁사에 비해 만성적인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인식에 근거가 있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나스닥 상장 성공으로 확보한 자금을 신규 설비 투자 등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