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란 추가 군사행동 제한
상·하원 모두 결의안 통과
50여년 만에 첫 사례 기록
공화당 내 균열·반전 여론
대이란 협상 트럼프에 부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24일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미팅을 위해 연방 의사당을 방문, 존 튠 연방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image/fit/294489.webp)
연방 의회가 이란과 협상 중인 자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는 멋대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뒤늦게 경고했다. 미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제동을 거는 결의안이 연방 상하 양원을 함께 통과한 것은 관련 입법 뒤 5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력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연방 상원은 지난 23일 의회 승인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가결된 해당 결의안은 의회의 명시적 승인이 없는 한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적대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은 지난 3일 연방 하원에서도 통과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의회 양원이 동시에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지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베트남 전쟁 중이던 1973년 당시 의회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전쟁 결정 권한을 회수하기 위해 ‘전쟁권한법’을 제정한 뒤 처음이라고 전했다.
해당 결의안을 발의한 야당인 민주당 소속 팀 케인(버지니아) 연방 상원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에게 전쟁이 불법이라고 말하는 결의안을 양원이 모두 통과시킨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의안 통과는 입법과 다르며 다분히 상징적이다.
이 결의안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 10번째 시도 끝에 이뤄진 연방 상원 결의안 가결은 입원 중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등 집권 공화당 의원 2명의 표결 불참이 결정적이었다. 수전 콜린스(메인),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랜드 폴(켄터키) 등 4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아 공화당 내 단골 이탈(찬성 표) 세력이었고, 나머지 대다수는 줄곧 결의안에 반대했다. 이날도 그 구도가 깨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정치적 충격은 작지 않으리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공화당 내 지지가 약화하고 허술한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당내 반대파를 겨냥한 보복이나 반복된 의회 무시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기 없는 전쟁을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해 온 데 대한 집권당 내 위기감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란과의 전쟁이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중이 24%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월 기록한 집권 2기 최저치 34%와 동률이었다.
얄궂은 것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전쟁 재개를 단념하고 협상을 통한 이란과의 합의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국 내 지지 부족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에 민감하다는 약점을 노출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심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협상력 열세를 더 뚜렷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 통과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타이밍이 나쁘고 무의미한 전쟁권한법 표결을 강행했다”며 연방 상원을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