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민중의 눈으로 본 단종에 800만…이시대 유효한 메시지 '울림'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6-03-01 09:57:14

왕과 사는 남자, 800만 돌파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유배지 찾고 역사 배우며 '단종 앓이'…권력에 맞서 의로운 길 택한 민초의 '성장'

시골밥상서 신뢰 쌓는 백성과 왕의 따뜻한 '교감'…"이상적 리더의 상 녹아들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단종의 생애 마지막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극장가 불황에도 개봉 26일 만인 1일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열두 살에 왕위에 올라 재위 3년 만에 숙부 수양대군(훗날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의 유배지에서 1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 '왕과 사는 남자'에서 서사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조선 6대 왕 단종의 생애는 교과서나 역사책 등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다.

새로운 것 없는 비극적 역사의 단면이지만, 영화를 본 뒤 단종의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청령포와 무덤인 장릉을 찾거나, 춘원 이광수의 소설 '단종애사' 등을 읽으며 단종의 생애를 다시 들여다보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1천만 고지를 향한 '단종 앓이'에는 영화의 흥행과 유해진, 박지훈 등 배우들의 열연이 첫손에 꼽히지만, 그 바탕에는 단종의 서사를 민중의 삶과 버무려내며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 꼽힌다.

 

◇ 민초의 시선으로 전개…"밥상에서 싹튼 왕과 백성의 신뢰"

기록상 단종은 1457년 6월 21일 유배지로 떠나 같은 해 10월 21일 사망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 4개월간 단종이 어떤 일상을 보냈을까 하는 궁금증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영화에서 단종은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남녀노소를 아우른 광천골 마을 사람들과 교감하며 보낸다.

이를 통해 단종의 생애를 권력 집단이 아닌 민초의 시선으로 전개하며 지금의 우리 이야기로 끌어왔다.

광천골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와 자식 교육을 최우선으로 고민하는 평범한 이들이다.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문제로, 관객은 이들에 이입해 사건을 따라가게 된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세조와 단종, 한명회 등 인물들을 다룬 영화는 권력을 둘러싼 지배층 내부의 싸움이 중심이었다"며 "'왕과 사는 남자'는 백성의 눈으로 사건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자신이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소수 지배층보다는 일반 백성이었을 거라고 상상할 것"이라며 "쫓겨난 왕을 보면서 마을 사람들이 '딴 세상 사람이 아니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 굉장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영화 초반 식음을 전폐하고 스러져가던 단종에게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레 차린 시골 밥상이 생의 의지를 불어넣는 중요한 연료가 되는 점이 따뜻함을 전한다. 마을 사람들은 입맛이 없다며 자꾸 밥상을 물리는 단종에게 마치 명절날 손주에게 밥 먹이는 할머니처럼 끈질기게 수저를 건넨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식사에 관한 실랑이는 밥을 짓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필수 불가결한 신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들은 나중에 한 상에서 담소를 나누고 간식을 나눠 먹는 식구와 같은 관계가 된다"며 "신분 고하를 무론하고 싹튼 우정과 신뢰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는 장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 권력에 맞선 민중·백성 지키려는 왕…"시대가 바라는 리더 상 녹아들어"

마을 사람들을 마주한 단종은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모를 용맹스러움을 드러내 '외유내강'의 전형을 보여준다. 산에서 마주친 호랑이에 벌벌 떠는 마을 사람들을 등 뒤로 숨겨주며 호랑이에게 '네 상대는 나다'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에도 백성을 지키려는 군주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단종이 백성을 아끼는 마음을 키워가고, 그와의 교감을 통해 촌부에서 의로운 길로 나아가는 엄흥도의 상호작용은 현대의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백성들이 왕을 지켜주고, 또 왕이 백성들을 지켜주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모습이 영화 속에서 가장 좋은 시절로 그려진다"며 "민주주의 시민들과 정치적 리더가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완성시키는 듯한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어 "세조와 한명회로 상징된 권력에 대한 욕망과 대비되는, 현재 시민들이 원하는 리더의 상이 단종 이야기에 잘 녹아들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종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할 책무를 부여받은 엄흥도가 후반부에 이르러 한명회의 지시를 거스르고 단종을 지지하는 모습도 권력에 대항한 민중의 의로운 선택을 보여준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 속 한명회는 배우 유지태가 연기하며 기골이 장대하고 서슬 퍼런 모습이 극대화됐는데, 권력 다툼의 희생양인 단종이나 촌부인 엄흥도의 모습과 극적인 대비를 이뤘다.

장항준 감독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단종이 엄흥도에게 영향을 받고 기대기도 하지만, 엄흥도는 단종에게서 진짜 용기나 어른으로서의 선택이 뭔지를 배운다"며 "정사와 야사를 이어 붙이고, 역사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메꿔 단종과 엄흥도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SK 배터리공장 직원 1천명 해고
SK 배터리공장 직원 1천명 해고

커머스시 공장 근로자 968명 정리해고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SK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운영하는 조지

[인터뷰] 연기 60년 이정길 "없는 길 만들어라"
[인터뷰] 연기 60년 이정길 "없는 길 만들어라"

한국 드라마의 역사인 '국민 배우' 이정길이 애틀랜타를 방문해 본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데뷔 60주년을 앞둔 그는 굳건한 현역의 비결로 '온전한 몰입'을 꼽으며, 타국에서 당당히 살아가는 미주 동포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했습니다. 특히 차세대를 향해 "끊임없이 실력을 축적하고, 없는 길도 만들어 가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습니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이민 사회에 묵직한 울림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거장의 철학과 인생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관용차 만취운전" 홀 카운티 보안관, 주지사 조사 명령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지난주 음주운전(DUI) 혐의로 체포된 홀 카운티의 제럴드 카우치 보안관에 대해 전격적인 조사 명령을 내렸다. 켐프 주지사는 금요일 서명한 명령서를

HD현대일렉트릭, 몽고메리 생산법인 제2공장  첫 삽
HD현대일렉트릭, 몽고메리 생산법인 제2공장 첫 삽

6일(금) 앨라배마주 생산법인 제2공장 기공식 개최생산능력 50% 확대·765kV 변압기 생산 설비 구축연간 2,000억 원 매출 증대, 2011년 이후 지속 투자초고압 변압기 생

‘메이드 인 조지아’ 해외수출 역대 최고
‘메이드 인 조지아’ 해외수출 역대 최고

지난해 602억 달러 수출1년전 대비 13%나 급증항공기 164억달러 1위한국 수출 9위∙수입 3위 전 세계젹으로 관세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조지아 해외 수출규모가

이민국, 급행심사 수수료 일제히 인상
이민국, 급행심사 수수료 일제히 인상

근로 비자·취업 이민 등 I-140 청원서 2,965불로 신청자들 부담 더욱 가중   미국에서 빠른 이민 심사를 원하는 근로자와 기업들이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중동 하늘길 마비 ‘비상’… 발 묶인 여행객들 육로 탈출 ‘사투’
중동 하늘길 마비 ‘비상’… 발 묶인 여행객들 육로 탈출 ‘사투’

미·이란 무력충돌 7일째 전세기·차량 비용 폭등 한인 여행업계에도 여파   이란 전쟁의 여파로 두바이와 도하, 아부다비 등 중동 지역 주요 공항의 하늘길이 막히자 발리 공항에서 발

트럼프, 국토안보 장관 전격 ‘경질’
트럼프, 국토안보 장관 전격 ‘경질’

ICE·광고 논란에 해임 후임에 멀린 상원의원  크리스티 놈과 마크웨인 멀린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크리스티 놈 연방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볼록? ‘지방간’ 점검부터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볼록? ‘지방간’ 점검부터

■이한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이면 ‘지방간’ 진단몸무게보다 내장비만 반영 허리둘레가 중요학계‘임상적 비만’상태도 적극적인 치료 권고 지방이 전체 간조

스타벅스, 내슈빌에 새 거점
스타벅스, 내슈빌에 새 거점

남부지역 공세 강화시애틀 본사는 유지 미국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미 남부와 북동부 공급망을 늘리기 위해 테네시주 내슈빌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한다. 4일 블룸버그 통신은 내부 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