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총회장)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한 칸은 청풍이요 한 칸은 명월이라
강산은 들릴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
-시 조선 문인 송순
양용삼간의 집 충재-
부억 한 칸. 방한 칸. 마루 한 칸 최소한의 절제를 미로 여긴 집이다. 조선 성리학자들의 겸손함. 진정 학문을 사랑했던 그들의 공간 구 성의 철학도 내 몸에서 시작해온 우주로 뻗어 나갔다. 집의 건물은 작지만 마을 넘어 풍경 그 넘어 산과 강까지 집의 경계이다.
10년을 구상 세간 초가를 지었는데. 한 칸은 시원한 바람에게 나머지 한 칸은 밝은 달에게 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그 정신적 스케일은 이보다 더 큰 집이 있을까…
이 아름다운 시가 그대로 집이 된 것이다. 내가 산 집은 50년을 한집에서 산다. 반세기 넘어 코 흘리게 아이들이 벌써 중년이 되었다. 18만5000달러에 산 집을 금년에 원금을 다 갚을 수 있었으니 생각하면 집에 미안하고 감사하다. 집에 조금 남은 원금으로 아이들 학비를 보탰고, 이민자의 어려운 보든 생계를 집이 함께 짊어지고 살아왔다.
돌산 옆 맑은 호수, 산 바람이 좋아서 반세기를 살았다. 집터가 좋아 선지 7명의 석사와 박사를 이끌어 낸 이집에 감사한다. 시대에 뒤진 건축 양식 부족함이 많았지만 경제적으로도 이 집의 도움 없이는 반세기를 어찌 살았을까 싶다. 돌산은 미국의 남북 전쟁을 품에 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가의 꿈을 키운 명산 아닌가.
길이 없는 길위에서 길을 잃었을 때마다 돌산지기로 길을 물었을 때 하늘이 열리고 온 우주로 향한 나의 공간은 꿈으로 다시 태어나 이민의 삶에서 홀로 설수 있었다.
우리집은 살아 숨쉬는 내게는 하늘이 주신 온 우주의 축복의 공간이었다. 이제 나이 들어 이집에서 떠난다면 어디로 갈까?
정든 솔바람 소리, 사철 피고 지는 이름 모를 꽃 잔치 그녀석들과의 이별이란 내겐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마당에 심어 놓은 수석들을 어루만지며 이름모를 벌레들 오케스트라가 내겐 보배처럼 귀하다.
내마음을 품은 집 솔바람 더불어 한 칸은 청풍에 한 칸은 밝은 달에게 청산은 들릴 데 없으니 둘러두고 돌산 지기로 남은 생 처음처럼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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