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메타플랜트 안전문제 집중 보도
“사망사고 모두 예방 가능했다” 진단
"안전 무시 무리한 공기단축 탓"지적
“인식변화 안보여 사고 가능성 여전"
현대차 메타플랜트 안전 불감증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신문 AJC는 11일 지난달 20일 발생한 공장 건설 현장에서의 세번째 사망사고를 계기로 메타플랜트의 안전관리 문제를 특집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먼저 메타플랜트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사례를 자세히 전하면서 다수의 산업안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타플랜트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했다.
메타플랜트에서는 2023년 차량 조립동 공사 중 근로자 한명이 추락사했고 올해 3월에는 LG와 현대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인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끔찍하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두 달 뒤인 5월에는 같은 공사 현장에서 금속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며 근로자 한 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등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 기록에 따르면 2023년 1월 수직 구조몰 설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최소 15건 이상의 심각한 부상 사례가 보고됐다.
연방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청(OSHA)은 지금까지 메타플랜트를 대상으로 모두 13건의 안전문제를 조사했고 이 중 5건에 대해서는 위반 사례가 발견돼 총 14만 4,294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최근 두건의 사망사고를 포함 3건은 현재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연방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미 전국적으로 건설 현장에서는 매년 1만명 당 1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에 반해 연인원 2,000명에서 8,000명이 투입되는 메타플랜트에서는 2년 반 사이 3명이 목숨을 잃어 전국 평균치를 넘고 있다.
또 이 같은 메타플랜트의 사망자 수는 2010년 이후 조지아와 테네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소재 자동차 및 배터리 공장 12곳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와 맞먹는 규모로 단일 사업장으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메타플랜트의 빈번한 사고 원인으로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 불감증과 공기단축만을 위한 무리한 공사일정 강행을 열거했다.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문제와 관련 신문은 2024년 8월 현지 매체 더 커런트의 탐사보도 내용을 인용했다. 당시 더 커런트는 “현장은 무질서했고 일부 근로자들은 기본 안전장비인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았다”면서 “안전 오리엔테이션도 매우 형식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초 긍정적으로 평가됐던 공기 단축으로 인한 조기 생산도 안전에는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메타플랜트에서는 공사 기간 중 첫 골조가 세워진 후 18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험생산이 시작됐고 전기차 양산은 당초 계획보다 석달이 앞선 20개월만에 이뤄졌다. 이 같은 빠른 건설 속도에 호세 무뇨스 현대 북미법인 최고 책임자는 물론 조지아 정부 관계자도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문과 인터뷰에 나선 전문가들의 평가는 달랐다. 버지니아텍 폴 클라이너 교수는 “공사 일정이 안전보다 우선시 될 경우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메타플랜트 측은 건설 속도가 안전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신문의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메타플랜타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고가 예방 가능했었다는 진단도 나온다.보스턴 웬트워스 공대 아프신 푸르모크타리안 교수는 “추락과 지게차 관련 사고, 압착 사고 등은 산업안전 교육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다루는 사항”이라며 “현대차 공장에서 발생한 3건의 사망사고는 모두 예방이 가능했던 사례”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향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민간안전 전문기업 FDR의 짐 스탠리 대표는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메타플랜타 내의 근본적인 안전문화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현대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지적하며 우려감을 나타냈다.<이필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