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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수업료’ 또 내나… ‘연준 통제’ 유혹 빠진 트럼프

미국뉴스 | 경제 | 2025-04-28 09:26:35

연준 통제,비싼 수업료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트루먼 닉슨 등 정책개입 시도

살인적 고물가 등 큰 대가 치러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제롬 파월연준 의장.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제롬 파월연준 의장. [로이터]

 

 

1999년 4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한 참석자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은 어떤 기분이냐”고 물었다.

 

힐러리는 “앤드리아 미첼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NBC 소속 언론인이던 미첼의 남편은 당시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었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지만 그 영향력은 때로는 대통령에 맞먹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바꾸면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거나 둔화된다. 전 세계 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각국의 통화가치가 널뛰기도 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대통령들은 경제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연준을 자신의 발 아래 두고자 하는 강한 유혹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준은 금리와 국채 매입량 조정을 통해 경기와 물가를 조절한다. 경기가 과열되면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막는다. 경기를 부양하고 자금을 싼값에 조달하고 싶은 행정부와는 입장이 갈릴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입김에 연준이 휘둘려 정부 입맛대로 정책을 펴면 그 끝에는 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연준의 독립성은 경제적 고통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얻은 결과물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부터 1951년까지 재무부가 금리 결정권을 갖는 대신 연준은 소속 부서 기능에 그쳤다. 전쟁 자금을 싸게 조달하려 정부는 낮은 금리를 유지했고 결국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맞닥뜨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준이 재무부에서 독립을 선포한 것이 1951년 재무부·연준 협약이다. 연준이 정부로부터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확보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협약 직후에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은 재무부 차관보였던 윌리엄 마틴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며 연준을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마틴 의장은 대통령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긴축정책을 폈다. 마틴 의장은 “연준은 파티가 달아오를 때 과일 바구니를 치운다”는 말로 연준의 고유 업무를 규정했다. 경기가 좋을 때 눈치를 보지 말고 물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유다. 그가 독립적으로 금리를 결정하자 물가는 안정됐다. 마틴 의장은 역대 최장기 연준 의장으로 재임했다.

 

1969년 취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0년 마틴 의장의 임기가 끝나자 자신의 보좌관인 아서 번스를 후임 의장으로 임명했다. 번스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때도 닉슨 행정부의 완화적 통화정책 요구를 뿌리치지 못했다. 대가는 1980년 13%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이었다. 이후 후임인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살해 위협을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20%로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었다.

 

볼커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눈에 띌 만한 행정부의 연준 통제 시도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공개 해임 언급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반드시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지 법적 검토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시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해임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 금융시장에서 증시와 달러, 미국 국채 가격이 동시 폭락했다.

 

시장의 급락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파월 의장을 해임할 의향이 없다”며 일단은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정치적 의도로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지만 재임 기간 중 1929년의 대공황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당장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패턴을 고려하면 하루아침에 해임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서울경제=김흥록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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