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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술로 방산강국 됐다”… 농산물 등 개방 압박

미국뉴스 | 정치 | 2025-04-02 10:12:35

미 기술로 방산강국 됐다, 농산물 등 개방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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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보고서, 한국 직격

60여개국 중 한 절충교역만 지목

 

미국의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가 발표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 참고 자료를 배포하고 “한국에 대한 언급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올해 한국의 무역장벽으로 지목한 요소 대부분이 기존 NTE 보고서나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와 올해 NTE 보고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NTE 보고서에는 방위·원전 산업부터 국가 핵심 기술까지 무역장벽을 낮출 경우 우리 경제·안보를 흔들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담겨 있었다.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문구도 추가됐다.

 

특히 이번에 한국 보고서에 처음 언급된 ‘국방 절충 교역(defense offsets)’은 미국이 한국에 제기한 21개의 무역장벽 중 1개의 별도 카테고리로 언급됐다. 군수품을 구매할 때 수출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방 절충 교역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적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미국은 NTE 보고서에 언급된 60여 개 국가 중 한국의 절충 교역 제도만 별도로 콕 찍어 지목했다. 우리 방위사업법은 1000만 달러 이상 군수품을 수입할 경우 절충 교역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향후 이 조건을 완화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한국의 방산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미국이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우리나라는 1990년대 미국산 전투기 F-16을 도입하면서 기술을 제공받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을 개발할 수 있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방산 업체가 한국 제도에 갖고 있던 불만이 이번에 담긴 듯하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미 간 절충 교역 규모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며 “미 상무부·국무부·국방부와 이 내용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인 방산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자동차·로봇 등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국가 핵심 기술에 대한 개방 요구도 이어졌다.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각자 서버를 운영하는 대신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클라우드 등 해외 서버를 사용하도록 개방도를 높이라는 것이다. NTE 보고서는 “산업부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가 데이터를 해외로 유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가 핵심 기술 작업에 외국 CSP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산업부는 국가 핵심 기술을 다루는 기업들이 미국 CSP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 관련 지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은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외국인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며 원전 산업 내 외국인 투자 장벽도 이번에 새롭게 거론했다.

 

한국의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제도에 대해서는 “한국의 개혁 부족으로 인해 글로벌 규제의 조화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간 NTE 보고서에는 LMO 제품 승인 절차 간소화와 관련해 “미국 측이 노력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수준의 서술만 담겼다. 이외 농식품 분야에서는 쇠고기 월령 제한 폐지가 예년과 같이 반복해서 언급됐고 딸기, 미니 당근, 냉동 라즈베리·블루베리 등 수입을 허용하라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NTE 보고서를 바탕으로 향후 주요 비관세장벽이 완화되고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 상호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우리 경제에 겹악재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전체 NTE 보고서의 서론을 보면 미국이 통상 무역장벽에 대해 불만을 드러낼 때 쓰는 ‘불공정하다(unfair)’는 표현에 더해 ‘비상호주의적인(non-reciprocal)’이라는 표현도 새롭게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며 “무역장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강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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