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연구팀, 중국인 1만여명 9년간 추적 조사 결과
어린 시절 부모가 상대를 때리는 모습을 본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중장년기 심혈관 질환(CVD)에 걸릴 위험이 3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T.H.챈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교수와 지린대 찬찬 추이 교수팀은 23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45세 이상 중국인 1만여명의 청소년기 경험과 심혈관 질환 간 관계를 평균 9년간 추적해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은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지만, 부모 간 폭력적 행동과 자녀의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11년 6월~2020년 말 45세 이상 중국인 1만424명(평균연령 58.1세)을 모집해 9년간 추적 관찰한 중국 건강 및 은퇴 종단 연구(CHARLS) 데이터를 분석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17세 전에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상대를 때린 적이 있나' 묻고, 이후 '심장마비, 협심증,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또는 기타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추적 조사했다.
이어 어렸을 때 부모 사이의 폭력에 노출된 것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 연관성을 조사하고, 우울증 여부를 조사해 부모 간 폭력으로 인한 우울증이 심혈관 질환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 중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은 872명(8.4%)이었고 이들은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에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심장 질환 1천848명(17.7%)과 뇌졸중 822명(7.9%)을 포함해 모두 2천415명(23.2%)이었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위험이 각각 36% 높았고, 뇌졸중 위험도 28% 증가했다.
또 부모 간 폭력에 노출된 참가자는 우울 증상 유병률이 더 높았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부모 간 폭력에 노출되면 성인 우울 증상으로 이어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부모 간 폭력 요인을 해결하고 가정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종합적인 전략과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처 : JAMA Network Open, Zhiyuan Wu et al., 'Childhood Exposure to Interparental Physical Violence and Adult Cardiovascular Disease',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28309?utm_source=For_The_Media&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ftm_links&utm_term=122024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