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질병으로의 진행 막아
면역체계는 수많은 세포와 신체조직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으로 우리 몸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면역체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하고, 그로 인해 우리는 나이가 들면 질병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팬데믹(대유행) 당시 코로나19에 걸린 어르신들의 사망률이 더욱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외부의 새로운 병균체에 반응을 하려면 예전에 다른 병균체에 노출된 적이 없는 림프구가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림프구의 생성능력이 감소하고 이미 존재하는 림프구들은 많은 병균체에 노출이 되면서 새로운 병균체에 대한 면역 기능은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자기 몸을 외부 물질로 오인한 탓에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거나, 몸에서 발생한 암세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암에 걸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백신에 대한 반응이 감소해 백신 반응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노인들의 면역능력 저하는 단순히 나이에 따라서만 결정되진 않습니다. 앓고 있는 만성질환과 생활습관, 성별 등 다양한 원인이 노화의 속도뿐만 아니라 면역노화의 속도도 결정하게 됩니다.
면역기능을 높이기 위해선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장내 미생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들은 섭취해야 합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소아 예방접종은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시기를 지켜서 맞아야 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감염에 취약한 노인인구에 대한 예방접종 중요성은 다소 인식이 저하돼 있습니다.
초고령사회에서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감염성 질환 발생률을 줄이고 입원이나 중증감염과 같은 질병 부담을 줄이는 게 필수적입니다. 때문에 노년기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노년기에 필수적인 예방접종으로는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 총 2번의 폐렴사슬알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입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10~12월에 맞는 것이 좋습니다.
폐렴사슬알균 백신은 단백결합백신과 다당질 백신 두 가지 모두 맞는 게 바람직합니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은 10년에 한 번, 대상포진 백신은 최근 출시되는 재조합백신으로 2회 투여할 것을 권고합니다.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