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지역뉴스 | | 2024-11-15 07:59:34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글쓰기 노동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미흡한줄 알면서도 이어가고 있다. 매주 글을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송구한 터인데 과찬이다 싶을 만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들에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면서 든든한 팬이 계신다는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이 어렵다고 핀잔을 주시는 분도 계신다. 부족함을 덮을 수 있는 자양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뵐 때마다 자신의 사연을 글로 지면에 올려 달라는 말을 조르다시피 내비치는 분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분을 번번히 대하게 될 때마다 그네들의 삶 속에 내가 얼마나 녹아져야 그들의 노정을 그려낸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을까. 글 쓰기를 경험해 보지 않으셨기 때문인 것도 인정하지만 타인의 삶의 기저에서부터 조화롭게 호흡하며 고유의 삶 에너지를 발견해내는 일은 대단한 가치 발견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친 욕심에 도전하는 어리석음은 범하고 싶지 않음을 분명히 설명드리곤 한다.  글 쓰기를 사수하듯 유지해오는 동안 문득 소설 같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을까. 누구나 자신의 삶이 소설 한 두 권 분량은 능히 넘을 것으로 파란만장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 것이다. 인생살이란 평탄치 않으며 굴곡, 곡절, 시련, 기복이 심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일이다.

삶이란 거창한 담론으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가며 만나지는 한 사람, 한사람의 교감이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진심 어린 관계 맺음을 일구어 낼 수도 있음이다. 글 쓰기를 통해 자각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동기 부여가 되어주었고 거기에 생명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공감하며 독자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뿌듯함이 지금껏 글 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듬직한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생각이 넘치면 글이 되고, 깊은 사유 속에서 나온 글에는 윤슬 같은 눈부심이 엿보인다. 초고가 완성되면 고치고 다듬는

퇴고형을 선호해온 터라 다듬는 과정이 거듭 되면서 수정이 뜸해지면 최종 퇴고에서 탈고로  들어설 수 있기에 퇴고에 정성을 쏟지 않을 수 없음이다. 글은 다듬을 수록 윤기와 탄력 있는 글로 태어난다고 믿고 있기에 작가의 가장 큰 노동을 요구하는 부분이 고치고 다듬는 작업이 작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즐거운 고통이요 노동이다. 추고나 퇴고 중요성은 초고에 못지않은 중요한 작업이다. 농부 발자국 소리를 듣고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정성을 들이며 다듬을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알찬 진액 같은 내용을 뽑아 올리는 작법이 글쓰기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고 교두보가 되어준 셈이 된다

깊은 공감의 울림을 시도하기 위해 충분한 교감으로 계속 원고를 읽고 다듬는 반복된 작업의 흐름 속을 구비 쳤던 여울을 얼마나 유연하게 흘러 보냈는지가 독자를 위한 최선의 자세로 견지하며 긴 노정을 흘러 보냈다. 고집스런 생각을 고수해 오는 동안 깊은 강폭일 때도 있었고, 얕은 수심을 만나기도 하면서 기어코 강을 건넜다는 환희를 안겨 주기도 했다. 비어 있는 하얀 지면을 채워 나가기 위해 독서라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글들을 끊임없이 만나는 일로 스스로를 소모 시키는 법을 터득하는 과정이었다. 

인류문명이 새겨진 나이테처럼 생의  나이테에 스며들고 있었던 독서가 묵직한 자산이 되어주었기에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리라. 작가적 시각을 넓혀주며 자아확신의 긴요한 끄나풀이 되어주었다. 작가에게는 매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은밀한 관찰도 필수이겠지만 멀리, 그리고  넓게 바라보는 시야도 갖추어야 할 덕목중의 하나이다. 머리 속에서만 글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알알이 들어와 박힌 말들을 쉽고 익숙한 말로 풀어가는 작업이다.

내게는 늘 그랬던 것 같다. 퇴고한 원고를 보내기로 클릭할 때면 찢어진 천막처럼 바람결에 펄럭이던 마음이 고요해지곤 한다. 세상을 향한 소심증으로 닫힌 문을 빙긋이 열고 깨끗하게 빨아낸 빨래를 깃발처럼 내 거는 심정이 된다. 글을 향한 마음을 다독이며 북돋우기 위해 가장 지혜롭다고 생각해온 자가발전적 대책은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고 송고하기까지 이따금씩 꺼내 보는 것이었다. 완고된 글이라 선뜻 올릴 용기가 나지 않거나 마음이 겨울 공기처럼 건조했을 때 이 보다 더 좋은 예비책은 없었던 것 같다. 읽고 쓰고 또 읽고 다듬기를 거듭해 왔다. 글 판 깊숙이 발을 담그기가 늘 두려운 건 변함이 없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일상이기에.

어느 화가의 비망록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부터 그림 그리는 일에 자신감을 잃었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보는 자연 색감을 화폭에 재연해 낼 수가 없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을 무렵이 아니었나 싶다. 그림에 자신감을 잃었지만 이런 자연을 마냥 볼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음에 큰 감사를 드리게 된다. 예술을 즐기는 길이 굳이 창작하는 길만 있는 게 아닐 터이니까’. 그랬다. 글을 쓴다는 일도 때로는 접고 싶을 때가 있고 밀려드는 글 감들로 주체 못할 시간도 있었기에 화가가 붓을 놓고 쉬고 싶을 때, 작가가 팬을 놓고 쉬고 싶을 때, 쉰다는 것이 다음 작품의 승화를 위한 필연의 노고일 수도 있겠다 싶다. 글쓰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은 노동이라는 행동의 발현이요 삶을 초탈할 수 있는 미망을 배울 수 있는 아름답고 보람 있는 숭고한 노동이다. 노동의 대가, 보수 또한 숭고한 희열을 안겨 주기에 오늘도 부족하지만 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독자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기를 먼저 간절히 기도드리며 노트북을 열게 된다. 노트북을 크릭 하면서 비어 있는 하얀 화면과 마주 앉는다. 글쓰기 노동을 즐길 준비와 함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경제 나쁘지 않다는데… 취업은 왜 이렇게 힘들지?
경제 나쁘지 않다는데… 취업은 왜 이렇게 힘들지?

‘채용·이직·구직’ 모두 잠잠 ‘관세·이란 전쟁’ 불확실성‘의료·운송·물류’만 채용 고용 정체 → 체감 경기 악화 고용시장이 겉으로는 안정적이나 속으로는 정체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

트럼프, 연방 유류세 ‘한시 중단’… 개솔린 값 떨어질까?
트럼프, 연방 유류세 ‘한시 중단’… 개솔린 값 떨어질까?

갤런당 18~24센트의회 승인 반드시 필요‘실현 가능성·효과’ 논란 공화·민주 대체로 찬성   급등한 휘발유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유류세 한시 중단을

어디 빈 방 없나요?… 룸메이트 찾는 고령층 늘어
어디 빈 방 없나요?… 룸메이트 찾는 고령층 늘어

65세 이상 룸메이트 급증‘재정·정서’적 만족도 높아유주택 고령층은 빈방 임대 최근 고령층 사이에서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룸메이트’를 구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

치솟는 주택 보험료…‘보장 부족’ 주택 증가
치솟는 주택 보험료…‘보장 부족’ 주택 증가

보장 범위 재검토해야부족해도 가입해야 안전리모델링, 보험사에 통보 자연재해 빈발로 주택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치솟은 보험료와 높은 자기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정이

"임신부 RSV 백신 접종, 생후 3개월 아기 입원 위험 68% 낮춰"
"임신부 RSV 백신 접종, 생후 3개월 아기 입원 위험 68% 낮춰"

미 연구팀 "RSV 관련 중증 하기도 감염 입원 위험도 69% 감소" 임신부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을 접종하면 생후 3개월 이내 아기가 RSV 감염으로 입원할 위험이

손흥민,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로 'MLS 올스타 XI' 선정
손흥민,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로 'MLS 올스타 XI' 선정

2003년 홍명보가 최초…7월 29일 멕시코 올스타와 대결2026 MLS 올스타 '퍼스트 일레븐'에 포함된 손흥민[MLS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6 북중미 월

전 세계 기자들 미국 '비자 장벽'에 발 동동…FIFA에 공식 항의
전 세계 기자들 미국 '비자 장벽'에 발 동동…FIFA에 공식 항의

세계체육기자연맹, FIFA에 항의 서한…"용납할 수 없는 구태 반복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의 엄격한 비자 심사와 발급 제한으

하나님이 과연 날 사랑할까?… 4명 중 1명 ‘회의론’
하나님이 과연 날 사랑할까?… 4명 중 1명 ‘회의론’

지난 10년 의심 교인 증가세‘삶에 개입하시나?’회의감도의심, 영적 성장 출발점 돼야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대부분 기독교인이 삶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신다고 믿고 있지만, 4명 중 1

‘목회자, 설교서 정치·사회 이슈 언급’
‘목회자, 설교서 정치·사회 이슈 언급’

‘낙태·동성애’ 등 단골 주제가톨릭은 이민 문제 집중  상당수 기독교인이 목회자의 설교 등을 통해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언급을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대통령 선거가

AI를 영적 성장 도구로?… 교인 신뢰도 예상외로 높아
AI를 영적 성장 도구로?… 교인 신뢰도 예상외로 높아

‘행복·자아 찾기’ 개인 영역까지‘영적 목소리’대체 경계심 공존젊은 층, AI 영적 조언에 개방적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AI를 영적 성장에 활용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