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발매후 오남용 우려
대한비만학회 성명서 배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14kg을 뺀 약으로 입소문을 탄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지난 15일 한국에서 공식 출시된 후 온라인 불법 유통 등으로 인한 오남용 우려가 커지자 전문가 단체가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관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의 판단 하에 처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정해진 범위에서만 사용될 수 있도록 철저한 단속과 부작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비만학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시점에 효과적인 약물 중 하나로 알려진 위고비가 출시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출시되자마자 미용 목적으로 유통·거래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오남용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유사체 계열 비만 치료제다. 위장 운동 속도를 느리게 하면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 2018년 한국에서 발매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작용기전이 유사하지만 반감기가 대폭 늘어나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사항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30kg/m² 이상이거나 BMI 27kg/m²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인 환자가 처방 대상이다.
학회는 “위고비는 비만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며 “치료 대상자는 BMI 기준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와 같은 인크레틴 기반 약물의 오남용을 줄이고 국민이 안전하게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위고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사와 국민들도 약물의 적응증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학회는 “위고비는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오심, 구토, 변비, 설사, 복부 팽만감이나 흡인성 폐렴, 췌장염 등 다양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며 “비만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 시 치료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