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전년대비 2.4%↑
실업수당청구 1년래 최대
식료품·주거비 상승‘들썩’
기준금리‘빅컷’기대 소멸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회복세를 보였던 고용 시장도 다시 악화되면서 미국민들의 경제 불안과 소비 심리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연방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월과 비교해선 0.2% 상승했다.
그러나 둔화 속도가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
대표지수와 근원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과 전월 대비 상승률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각각 0.1%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 변화 흐름을 반영하는 근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8월과 9월 두 달 연속 0.3%를 나타내며 시장의 우려를 샀다.
주거비(전월 대비 0.2%)와 식료품(0.4%) 가격 상승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분 기여도의 75%를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다만, 그동안 인플레이션 둔화의 발목을 잡았던 주거비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8월 0.5%에서 0.2%로 둔화해 향후 물가 경로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주거비는 CPI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주 발표된 9월 미국의 고용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데 이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둔화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9월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준이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시장 일각의 기대는 소멸했으며 연내 남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단계적인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인 상태다.
또한 이날 연방 노동부가 함께 발표한 지난주 5일로 끝난 신규 실업청구 건수가 25만8,000건으로 1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주보다 3만3,000명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8월 5일로 끝난 일주일간 기록했던 25만8,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23만1,000명으로 전주 대비 6,750명 증가했다. 지난날 28일까지 집계된 주간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86만1,000명을 기록했다. 직전주보다 4만2,000명 증가했다.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서민층에게는 재정적 타격이 심하고 고용시장도 다시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는 경제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절대적이다.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