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폐기 소송 합의 시도
“인종 · 성별에 근거한 정책”규정
지역사회 “시대 역행”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포기에 이어 DBE (Disadvantaged Business Enterprise, 사회경제적 불이익 기업) 우대 프로그램도 폐기될 위기에 처해졌다. 특히 DBE 프로그램은 애틀랜타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DBE프로그램을 “인종 및 성별에 근거한 정책”으로 규정하면서 2023년 연방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폐기 소송에서 합의 시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DBE 프로그램은 1974년 애틀랜타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당시 애틀랜타 첫 흑인시장으로 취임한 메이너드 잭슨 시장이 시 정부 계약의 25~35%를 소수계 기업에 할당하도록 했다.
이후 DBE 프로그램은 큰 성과를 거둬 연방수준으로 확대됐고 지난 50년 동안 연방 정부 인프라 자금 일부를 소수계와 여성 소유 기업에 배정해 고용촉진과 불평등 해소에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3년 6월 연방대법원이 소수계 우대 대학입시 정책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자 같은 해 10월 DBE 프로그램 폐지 소송도 제기됐다
인디애나 소재 두 운송 기업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이 소송에서 원고는 “공정한 경쟁과 환경”을 내세워 DBE 폐지를 주장했다.
연방정부는 교통부를 중심으로 그 동안 이 소송 방어에 나섰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DBE 프로그램 포기를 결정하고 소송 합의에 나선 것.
그러자 DBE 프로그램 옹호단체와 전문가들의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DBE가 시작된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반발이더 거셌다.
잭슨 시장 부인인 밸러리 잭슨은 “DBE 프로그램 폐지는 시대를 역행하는 시도”라면서 “공정한 경제 참여 기회를 위해 남편이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공항 소수계 자문위원회의 에보니 윔부시 의장도 “50년 동안 이뤄진 사회적 진보가 붕괴되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면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 당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연방 계약의 3%가 소수계 기업이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격을 갖춘 소수계 기업 중 25%에 해당되는 비율이다.
조지아 경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주 교통부가 발주한 주요 계약 중 여성 및 소수계 기업이 수주한 비율은 2.3% 정도다. 하지만 하도급 계약까지 고려하면 전체 계약의 약 17%가 이들 여성 및 소수계 기업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필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