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가장 중요한 신선도 잃으면 수분 적어 흐물흐물
미국에서는 살모넬라 균 예방차원서 세척해 판매
방사해 키운 닭이 나은 '케이지 프리' 맛의 차이는 없어
식생활에 있어 완전식품 달걀은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자주 접하는 만큼 달걀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신선한 달걀의 기준, 방사에서부터 품질 등급 지수까지 소비자가 알아야 할 달걀의 모든 것에 대해 소개한다.
▶맛있는 달걀 기준은 신선도
달걀 한 개에 70칼로리, 4~5g의 지방, 6g의 단백질, 185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맛있는 달걀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첫째가 신선도다. 달걀의 노른자와 흰자는 병아리의 먹이다. 달걀은 병아리 태아의 자궁인 동시에 도시락통이다.
우유와 마찬가지로 달걀도 냉장 유통이 중요하다. 서늘한 온도에서 활동을 저지해야 신선도가 유지된다. 신선하지 못한 달걀은 수분을 잃고 흐물흐물해진다.
달걀은 냉장 유통 체계, 즉 ‘콜드 체인’이 완벽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달걀의 맛은 다시, 신선도다. 그리고 똑같이 신선한 달걀이라면 맛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단 하나, 닭이 먹은 사료다.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신선한 사료를 먹어야 맛있는 달걀이 나온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점에서 달걀 구입 때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은 판매기한 날짜가 넉넉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사한 달걀 더 좋은 걸까
닭장이 아닌 풀어서 키운 방사 달걀(cage free 사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그렇다면 케이지 프리달걀은 더 좋은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달걀의 품질은 통념과 달리 케이지식 사육 방식, 즉 폐쇄된 공간에서 자동화 방식으로 생산한 달걀이 오히려 높다.
맛은 방사가 낫다. “계란 껍질에 사료 냄새가 배어 나오면 비린 향이 날 수 있는데, 방사할 경우 상대적으로 이 냄새가 덜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달걀에는 미세한 숨구멍이 촘촘하게 뚫려 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방사한다고 해서 무조건 품질이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달걀을 거두는 방사 환경보다 케이지 사육이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대형 양계장에서는 달걀이 산란되자마자 벨트를 통해 운반돼 세척, 포장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산란 후 출하 시점으로 보면 가장 빠르고 위생적이다.”
달걀에도 USDA 오개닉 라벨이 붙은 것이 있는데 이는 규정된 계사에서 키우고 살충제, 살균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사료를 먹인 닭이 낳은 달걀을 인증하는 것이다. 야외 방목을 했는지 여부는 기준이 없지만 일반 달걀보다 비싸다.
또 저온살균(pasteurized) 달걀 라벨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서 달걀이 응고되기 직전의 온도에서 살균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날 달걀은 저온살균된 것이다.
방목(pasture-raised)이라고 적힌 라벨의 경우 특별한 기준이 없이 판매자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달걀 꼭 세척해야 할까
달걀은 닭의 항문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꼭 씻어야 할까? 유럽에서는 세척하지 않는다. 닭도 진화한 생물이다.
산란 때 큐티클 액이 분비돼 달걀 껍데기가 거칠거칠하게 코팅된 상태로 나온다. 반투과성을 지닌 자연 보호막인 큐티클 막은 외부 균의 침투를 막아 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달걀 세척이 의무다. 달걀 세척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 엔터라이티디스균 등 닭 분변의 균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달걀을 채소류처럼 씻어서 사용하면 위생엔 문제가 없다.
달걀 세척액으로 염소계 소독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수영장 물과 수돗물처럼 인체에 무해하다고 확인된 농도로 사용한다.
보호막을 잃은 세척란도 저온에 보관을 하면 한 달 정도는 신선도에 큰 문제가 없다.
▶달걀 품질 등급 호우 지수
달걀의 품질 등급을 가르는 또 하나 중요한 평가기준은 호우 지수(Haugh Unit)다.
노른자와 흰자가 얼마나 탱탱하게 솟아 있는가를 측정하는 신선도 지표인데, 극단적으로 신선한 달걀은 120까지도 나온다. 이 숫자가 72 이상인 것이 a등급이고 60 이상인 것이 b등급이다.
따라서 가장 높은 1+등급 달걀은 정상란인 동시에 신선한 달걀이라는 의미다.
닭 종류에 따라 달걀 맛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또 달걀 껍질 색 에 따라 맛이 나를까? 그렇지 않다. 품종으로 인한 차이는 없다. 흰 달걀도, 브라운 달걀도 마찬가지다. 달걀 껍질의 색은 암탉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물일 뿐이다.
▶달걀 등급과 무게
달걀의 등급은 임의적이다. AA, A, B로 모두 평균 이상의 등급만 있다. 등급은 노른자, 흰자, 계란껍질의 상태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만 등급이 높다고 계란이 큰 것은 아니다.
USDA 등급을 받은 계란은 모두 세척되고 소독된 제품이다.
한편 미국의 달걀 사이즈는 무게데 따라 나뉜다. 우선 점보는 최소 2.5온스. 엑스트라 라지는 최소 2.25 온스, 라지는 최소 2온스, 미디엄은 최소 1.75 온스가 되어야 한다.
달걀의 크기는 산란계의 나이에 따라 결정된다. 알을 많이 낳을수록 커진다.
산란계는 70주경에 도태되는데, 그 전의 전성기 닭들이 엑스트라 라지를 낳을 수 있다.
완전식품 달걀의 경우 종류와 신선도 기준 등을 제대로 알아두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마켓을 찾은 고객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