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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

글로벌 | | 2025-04-21 07:41:37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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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으로 장기간 입원했다 퇴원해 활동 재개하던 중 선종

 ‘가난한 자의 벗’…우크라·이스라엘 전쟁 속 울려퍼진 평화의 외침

건강 악화에도 “사임은 없다”…마지막까지 교황직 수행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며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지난 3월 23일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고,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왔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하거나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면담했고 부활절 미사에도 등장하는 등 활동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는데,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보수적이며 전통적이었던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관계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로 즉위 직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허름한 구두를 신고 순금 십자가 대신 철제 십자가를 가슴에 걸고 소형차에 몸을 싣는 겸손하고 서민적인 교황의 모습에 세계인들은 감동했다.

또한 그는 호화로운 관저를 놔두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며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했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가 쇠퇴하는 가운데 교황에 즉위해 가톨릭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그의 파격 행보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권위와 물욕을 버리고 몸을 낮추는 습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

그는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했다. 공업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오전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했다. 교황의 소박한 삶과 검소한 정신은 이때부터 자연스레 몸에 밴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주교와 추기경으로 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 사목에 힘썼다. 마약이 유통되고 폭력이 흔한 우범지대여도 교황은 개의치 않고 동행하는 사람 없이 빈민촌을 찾았다고 한다.

1천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인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밀어붙여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2천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교황은 끊임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고,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교황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사 개혁에도 적극적이었다. '추기경좌'로 불리던 파리 대교구나 밀라노 대교구처럼 특정 교구의 교구장이 자동으로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관행을 깨고 가톨릭 교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추기경을 임명했다. 한국 대전교구의 유흥식 추기경도 이러한 인사 개혁의 하나로 발탁됐다.

현재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각각 23명, 5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당시 교황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교황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방한은 차기 교황의 몫이 됐다.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다. 교황은 2022년 봄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해왔다. 2021년 7월에는 결장 협착증 수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또한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겨울철에는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자주 시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건강상 문제로 인해 교황이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교황은 1월 14일 출간된 자서전 '희망'에서 "아플 때마다 항상 '(내 후임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지만 수술받는 동안에도 나는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건강하다. 그저 늙었을 뿐"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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