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시론] 2024년‘위대한 개츠비’

지역뉴스 | 사설 | 2024-07-26 15:19:34

시론,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위대한 개츠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지난 6월16일 뉴욕링컨센터에서 열린 제7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계 여성 디자이너 2명이 토니상을 시상했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린다 조가 의상상, 뮤지컬 ‘아웃사이더’의 해나 S. 김(한국명 김수연)이 조명상을 받았다. 드디어 K한류가 K팝, K드라마에 이어 K뮤지컬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 제럴드(1896~1940)의 동명소설(1925년 출간)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한국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해 올 4월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개막됐다.

필자가 처음 뉴욕에 왔을 때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가 된 롱아일랜드 그레이트넥 일대를 일부러 찾아갔었다. 전통적 부자가 사는 이스트 에그(샌즈 포인트) 지역을 바라보는, 신흥부자가 사는 웨스트 에그(킹스 포인트) 지역을 차로 돌면서 대저택을 구경했다. 작가가 불빛을 보며 작품을 구상한 해안가가 어디일까도 유추했다.

뉴욕시에서 20마일 떨어진 곳에 해협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던 두 개의 지역, 웨스트 에그의 대저택에 사는 개츠비는 멀리 이스트 에그의 초록빛 불빛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를 그리워한다. 초록색 빛은 그녀가 사는 대저택 선착장 불빛이다. 한 친구가 ‘소설로, 영화로 계속 나오는 작품을 왜 보고 싶냐?’ 는 말에 ‘토니상 받은 수백 벌의 옷을 보러간다.’고 답했다.

과연, 2024년 ‘위대한 개츠비’ 무대에 나오는 350여 벌의 의상은 대단했다. 데이지가 한번 와주기를 바라며 토요일마다 소문나게 큰 파티를 벌이는 개츠비의 파티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이들의 의상은 화려한 칼러와 스팽클, 레이스 등 디테일이 화려하고 꼼꼼했다. 특히 여주인공 데이지가 입는 드레스 10벌은 치마 아랫부분이 층층이 주름진 스타일로 여성적이면서 우아했다.

1920년대 의상을 멋지게 재현한 디자이너의 정성이 눈에 보이는 의상은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을 것이다. 전체 제작비는 2,500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원래 연극이나 무대 위 의상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싼 원단과 장신구로 분위기만 날림으로 내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작품 무대 의상들은 원단 자체가 고급졌다. 디자이너 린다 조는 서울 출생 9개월만에 부모와 캐나다로 이민했고 현재 뉴욕에서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의상 외에 데이지의 사촌 닉의 작은집, 선착장, 퀸즈 주유소 등등 파란색과 초록색 배경에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부드럽고 순한 빛이 개츠비의 순정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이 1차 세계대전을 치른 후 엄청난 부자 나라가 되지만 전쟁의 허무함, 자본주의가 꽃피던 1920년대 전반부가 배경이다. 부와 이기심, 탐욕이 넘치는 시대로 향락을 즐기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부와 재즈의 시대’, 사람들은 할부로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사기 시작, 노동자가 소비자이자 투자자가 되었고 가정주부들까지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재즈시대 이후 1929년 10월29일 주식시장 붕괴로 대공황이 온 것도 기억하자.)

2024년은 그때로부터 100년 후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꿈과 사랑, 욕망, 사랑과 배신, 불륜, 빈부의 차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바로 오늘날 세태가 아닌가.

우리는 전쟁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른 코로나19를 겪었고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사람들의 일상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식량재벌, 에너지 기업, 제약분야, 주식, 비트코인 투자자 등은 더욱 많은 자산을 축적하여 부의 불평등도 심화되었다. 생계비 위기, 지구촌 전쟁, 기후 붕괴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 위기에도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뮤지컬을 본 날, 폭염으로 맨해튼이 절절 끊었지만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객석이 가득 찼고 이들은 무대를 보며 환호했다. 미국인들에게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우리의 ‘성춘향과 이도령’처럼 최고의 전설적인 작품이다. 시대와 세대, 동서양을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null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날처자를 내맡기며맘 놓고 갈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기 합리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배고픈 여우가 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를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은 흔하다. 한국에서도 시골에는 노년층이 남아 있고 젊은 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한다. 도시에는 일자리도 많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긴 겨울 끝에눈이불 뚫고 고개드는수선화이듯이님은 설레이는 기쁨으로내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님의 몸짓 하나로온 세상은어느새 봄빛으로 물듭니다.

[애틀랜타 칼럼] 최악의 상황에 맞서라

이용희 목사 고민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 “캐리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기 조절 장치를 개발한 기사이며 캐리어 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스 H. 캐리어가 실행했던 방법

[법률칼럼] 미국 이민, 이제는 ‘기록’이 아니라 ‘패턴’을 본다… 2026년 심사의 변화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현재 미국 이민 심사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사건이나 특정 기록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졌다면, 최근 흐름은 신청자의 전체적인 ‘행동

[행복한 아침] 꽃가루  폭력

김 정자(시인 수필가)   꽃가루가 씻겨 나갈 만큼의 비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천지를 덕지덕지 뒤덮는 호통 속에 하루들의 지친 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

[신앙칼럼] 수미상관(首尾相關)의 하나님: 왕사남의 당당함 (The God of Symmetrical Correspondence: The Poise of a Man Who Lives with the King, 요한복음 1: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장막을 치신 왕: 비굴하지 않은 자존감“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에 삶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나가는 세계관의 변화에 의한 미래 지향적인 삶의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삶의 새로운 통찰력은 유익한 관점을 창

[추억의 아름다운 시] 님의 말씀

김소월 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길어 둔 독엣물도 찌었지마는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  봄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나무는 밑그루를 꺾은 셈이요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