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수필] 왜 인생은 눈물인가요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2-20 10:15:21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 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 여 난 작은 길을 향하여/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 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 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 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 니다./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 고/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 먹고,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 었습니다./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 고 경계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별 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 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그 러나 이별을 쓸데 없는 눈물의 원 을 만들고 마는 것은/스스로 사 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 에/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리에 들어 부었습니다./우리는 만날 때에 떠 날 것을 염려하는것과 같이/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 내지 아니하였습니다./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 묵을 휩싸고 돕니다. 

어느 고적한 밤에/하늘에는 달 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 다./사람들은 소리가 없고나는 마음이 없습니다./우주는 죽음 인가요,/인생은 잠인가요,/한손 에는 황금의 칼을 들고/한손으로 천국의 꽃을 꺾던/환상의 여왕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우주는 죽 음인가요/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죽음은 사랑인 가요. (시 한용운 님의 침묵 중에 서) 

한용운 시인은 1879-1944, 충 남 홍성 출생으로 시 님의 침묵, 옥중시 무궁화를 심으라 다수의 시를 쓰셨다. 

1919년 우리 조국의 독립운동 때 학대받는 우리 조국을 사랑하 는 연인으로 조국의 운명을 묘사 하셨다. 

독립운동사 그의 옥중 시에는 불타는 잃어버린‘ 내 사랑 내 조 국’이 시 속에 면면이 시혼에 스 며든다.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 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 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 놀 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는 시 기름이 됩니다. /한때 불 교의 승이 되신 윤회사상, 자아 를 뛰어 넘는 정관의 세계속으로 … /깊고 오묘한 생과 사를 뛰어 넘는 시성/ 나는 간다 차마 말도 못하고 /여기 저기 흩어진 갈 바 람에 흩어진 잎새같이/ 한 가지에 태어나고도/ 가는 곳을 나는 몰 라라/ 아아… 꽃도 없는 옛 터위 에 홀로 숨어/도를 닦아 기다리 라 . 

그가 귀의한 불교의 세계다. 

‘님은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이 다 님’이라 하셨습니다. 중생을 뛰 어 넘는 철인의 경지까지 자유롭 게 넘나드는 그의 시성은 1919 년 빼앗긴 조국을 그리운 님으로 묘사하셨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온우 주를 넘나드는 그의 혼의 세계, 하늘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 자 유함은 하늘을 자유롭게 거닐면 서 온우주의 에너지를 가슴에 품 고 사는 자유인으로 생과 사를 뛰어 넘는 신혼이 깊고도 아름답 다. 

‘시인은 나는 해 저문 들판에 서 서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가슴에 기루어서 시를 쓴다고 하 셨다. 님만이 님이 아니라, 기룬것 은 다 님이다.’ 길이 없는 어려운 이 풍진 세상을 만난 이 시대에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 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한용운 시인은 독립운동가 33 인중 한 분이셨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단상] ‘카피 인생을 살지 말라’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만든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죽기 전에 두 아들에게 애써 키운 가업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얼마안가 두 아들은 아버지가 남긴 위대한 유업을 다 들어 먹고 망하고

[주말 에세이] 헬렌을 위한 기도

한국에서 돌아오니 마당 곳곳에 심어진 화초들 사이로 불쑥불쑥 솟아 나온 풀이 있었다. 풀만 봐서는 냉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분명 한국에서 식용이나 약재로 쓸만하게 생겼다. 농

[삶과 생각] 밥 한끼, 그 고마움

1980년,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잡지사에서 2년인가 3년차 기자 때 사진부 여기자와 함께 거제도로 출장을 간 일이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한국에서 등대는 바다를 항해하

[발언대] 5·18 광주항쟁과 민주주의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할 것을 수차례 주장했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어 다

[전문가 에세이] 마약 재활 치료

이것은 내가 만난 청년 B의 실화다. 그가 집을 떠난 건 17살, D와 F로 도배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던 날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 저런 마약을 접해

[만파식적]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2021년 4월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싱크탱크의 발족을 유

[시론] 피곤한 AI(인공지능)

바야흐로 AI(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컴퓨터와 정보 및 데이터 처리, 머신러닝(기계학습)들의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인간이 할 수 없는 온갖 계산을 통하여 이제 우리

[뉴스칼럼] 연방도 마리화나 규제 완화

연방정부 규정으로는 사용은 물론 소지도 불법인 마리화나에 대한 정책이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 마약 단속 전담부서인 연방정부 기관(US Drug Enforcement Agency)은

[행복한 아침] 3도 화음

김정자(시인·수필가)   정기검진으로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팬데믹 이전에 만나 뵙고는 긴 시간을 보낸 우연한 만남이 예측없이 이루어졌다. 우선 반가움을 나누고 오랜만에 이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5월에 못다 부른 노래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5월이면 생각나는 옛사람이 있다. 어느덧 30년이 지난 한국에서 가슴 아픈 사연의 추억이다.클래식 음악 전문점을 경영하고 있었던 어느 날 오후 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