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보내고 홀로 돌아와
山中相送罷산중상송파
사립문을 닫노니 해가 저무네
日暮掩柴扉일모엄시비
봄이 오면 풀은 해마다 푸르리만
春草年年綠춘초년년록
떠나간 그대 돌아올런지 어떨지
王孫歸不歸왕손귀불귀
- 왕유(王維) -
벗과의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하는 오언절구(五言絶句)의 시(詩).
벗을 떠나 보내고 저물녘 홀로돌아와 사립문을 닫는 쓸쓸한 마음!
이제 막 벗과 헤어졌건만 그의 마음에는 약속한대로 벗이 돌아올 것인지 걱정하는 불안이 감돈다. 이것 또한 이별하는 심리(心理)의 일단(一端)일 듯하다.
왕유의 시(詩)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아름다운 자연 관조(觀照)라 하겠다.
왕유(699~762)는 이백, 두보와 더불어 당나라의 3대 시인.
부모형제에 대한 애정도 각별(恪別)하고 벗들에게도 정의(情誼)가 도타웠다고 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 인생족별리(人生足別離)라 하지 않았던가! 만남이 아름다워야 함은 물론이지만 헤어짐도 아름다워야 하겠다.
60년 후에 다시 올 계묘년(癸卯年)과 아름답게 헤어지고 희망찬 청룡(靑龍)의 해 갑진년(甲辰年)을 아름답게 맞이하자.
종우(宗愚) 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