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새로운 길>이라는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가 있습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새해를 만난 우리에게 펼쳐질 앞날은 시인의 노래처럼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새해를 맞이한 우리 모두의 마음입니다.
<”새로운 길”의 개척자, 학사(學師) 에스라>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도울 보병(步兵)과 마병(馬兵)을 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을 위하여 하나님 앞에 먼저 무릎을 꿇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준행하며 가르친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스 7:10). 유다의 영적 지도자, <에스라>가 펼쳐 나가야 할 길은 <새로운 길>입니다. 구약성경 에스라 9:1대로, “가나안 사람과 햇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여부스 사람과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과 애굽 사람과 아모리 사람의 가증한 일을 행하여”. 당시 유다나라의 주변국가들 이름입니다. 이들은 이방 민족들로서 우상숭배로 유다민족의 신앙을 병들게 했고, 정치적 음해공작으로 유다민족을 위협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위협과 경제적 시련, 그리고, 신앙적 위기를 앞에 놓고 당시 민족 지도자였던 <에스라>는 먼저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들고” 기도를 드렸습니다(스 9:5). 위기에 처한 나라를 극복할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 <문제 해결의 첩경(捷徑)>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걸어간 에스라의 생애의 대표적 교훈인, “무릎을 꿇었다”는 말씀 속에서 영적인 메시지를 찾아내야 합니다. “무릎을 꿇는다”는 의미는, 첫째, <경배>를 의미합니다. 둘째, <항복>을 의미합니다. 셋째, <극기(克己)>를 의미합니다. 넷째, <간구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열왕기상 18:42을 보면, 엘리야가 “땅에 꿇어 엎드려 그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무릎 꿇고 엎드린 채 무릎 사이에 얼굴을 넣고 기도했다는 것은 3년 6개월 가물었던 땅에 비를 주시라는 그의 기도가 얼마나 <절실한 갈망(渴望)>인가를 설명해 줍니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단순한 동작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무릎 꿇는 것은 <절대 경배, 절대 갈망, 절대 항복, 철저한 극기>를 하나님께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은, 오늘 하루 갑작스러운 <감정놀음>으로 흐지부지하게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 시인 윤동주가 노래한 것처럼 “어제도 갈, 내일도 갈” <지속적인 삶의 일관성(一貫性)>을 의미합니다. “신은 용기(勇氣)있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고 한 켄러의 말처럼, <새로운 길>은 일관성있는 삶의 <긍정적인 인생 패러다임>입니다. 70년 동안 바벨론 포로생활의 성공적인 종지부(終止符)를 찍을 수 있게 한 것은 결코 일회성의 유혹으로 세상을 유혹하는 달콤한 감언이설(甘言利說)도 아니고, 진정성(眞情性)과 희생적인 삶의 실제인 <에스라> 한 사람의 <무릎 꿇는 기도>였습니다. 새해가 성공하려면 각오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일관성있게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묵묵(黙黙)함입니다. “무릎을 꿇고 나의 하나님 여호와를 향하여 손을 들고”(스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