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또 다시 찾아온 성탄주간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이 계절. 그러나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것은 온통 전쟁의 소식이다.
우크라이나 군 전사자는 최대 15만, 부상자 수는 54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는 아시아타임스의 보도가 그 하나다. 2022년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의 병력손실(전사자와 부상자 합계) 70만을 육박, 러시아군 병력손실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공식적으로 4,300여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쟁 발발 후 수많은 난민이 발생, 그 결과 실제로는 3,500만을 밑돌고 있다. 반면 러시아 인구는 1억4,700여만을 헤아린다.
이 같은 인구수를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가 입은 피해는 러시아에 비해 실로 엄청나다는 게 이 보도의 요지다.
중동지역에서도 전쟁의 소식은 그칠 새가 없다. ‘가자지역에서의 하마스섬멸전투에 이어 헤즈볼라 소탕을 위해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으로 진격할 차비에 들어갔다.’ 주요 외신들의 보도다.
가자지역에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은 레바논, 시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의 동태도 여간 심상치 않은 게 아니다. 미군을, 이스라엘을 향해 간헐적으로 미사일을 날리다가 마구잡이로 홍해를 항해하는 화물선 등 민간인 선박 공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국적 함대 창설을 추진하는 한편 항공모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예멘 인근 아덴만에 진입시키는 등 홍해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가자 전쟁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할까. 그런 가운데 미국의 코 밑에서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마약밀매. 테러리즘. 생태계파괴. 반(反)인륜 범죄….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가 저질러 온 ‘화려한 범죄’ 리스트다. 이로도 성에 차지 않는지 마두로는 이웃나라 침공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큰 곳은 2015년 대규모 원유가 발견돼 인구 81만의 소국 가이아나를 순식간에 자원 부국으로 만든 지역인 에세퀴보다.
불법 점령한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을 ‘제멋대로’식 주민투표를 통해 합병한 푸틴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인지 마두로는 에세퀴보지역을 국민투표를 통해 자국영토임을 선포했다. 그 날이 2023년 12월 3일. 이후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마두로의 과감한(?) 결단. 그 속내는 무엇일까. 내년 3선 도전을 앞두고 ‘외부의 적’을 만들어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웃과의 분쟁을 일으킨다. 그러면 국민들은 끔찍한 경제 상황에서 시선을 돌리게 된다. 바로 그 점을 노린 것으로 직접 침공을 하지 않더라도 2024년까지 분쟁을 끌고 갈 것이라는 게 일부에서의 지적이다.
‘미국을, 바이든 행정부를 아주 우습게보고 해온 도전이다’- 또 다른 분석이다. 다소간의 민주화 조치를 조건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석유금수제재를 완화했다. 마두로는 그러자 이를 미국의 약함으로 인식,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는 거다. 그 마두로를 푸틴은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그너 그룹 용병대원을 보내 은밀히 지원하는 한편 외교적으로 실드까지 쳐주고 있다.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 이어 제 3의 전쟁에 말려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