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떤 나라로 생각되는가. 최근. 특히 코비드 팬데믹 이후 세계의 주요국가 국민들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 마디로 부정적이었다. 그 시각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6월부터 9월 사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지역 나라 국민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등 다른 그 어느 지정학적 이슈보다 중차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일본 국민 중 중국의 파워와 영향력을 중차대한 위협으로 본 경우는 76%를 차지했다. 대만인은 66%가, 한국 국민은 64%, 홍콩 주민은 48%가 그 같은 입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또한 교육수준, 나이에 따라 중국을 위협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경우 고학력자는 81%가, 저학력자는 72%가 각각 중국의 파워와 영향력을 중차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과 대만인 중 35세 미만 연령그룹이 특히 중국의 파워와 영향력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이번 조사뿐이 아니라 최근의 주요 국제여론조사들은 한 결 같이 비슷한 결과를 보여 왔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적지 않은 ‘글로벌 사우스’지역 국민들도 중국을 위협세력으로 보며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
왜 중국은 위협적으로 인식되고 있나. 그 질문에는 그러나 적확한 답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히틀러같이 대놓고 세계정복에 나선 것도 아니다. 과거 소련처럼 전 세계 공산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중국은 위협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을까.
중국은 꿈을 꾸고 있다. 2012년 시진핑 등극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으로 부국강병을 이루고, 천하의 중심에 당당히 군림하는 꿈을 꾸고 있다. 이른바 중국 몽이다.
그 중국의 꿈이란 민족주의를 고취해 내부적으로 결속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나아가 위대한 중화문명의 부흥을 통해 세계인의 중국에 대한 존중을 회복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오케이다. 어느 나라든, 어느 민족이든 꿈을 가질 수는 있으니까.
그 꿈이 그런데 그렇다. 우선 상당히 배타적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민족주의는 따지고 보면 한(漢)지상주의다.
한족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전 우주의 중심에 있다. 수 천 년 전통의 한족의 문화는 어떤 문화보다도 우월하다. 이게 한 지상주의의 요체다.
그 한 지상주의 에는 심각한 독소가 묻어 있다. ‘외국’자만 붙으면 무조건 사악시 하는 극도의 배타성이다.
이 한 지상주의는 해외정책에서는 완력외교 형태로 나타난다. 주변국은 관리 대상 일뿐이다. 파트너란 개념은 없다. 복종만 강요하는 것이 바깥을 향한 한 지상주의의 얼굴이다.
거기에다가 시대착오적이다. 중화문명 부흥이라는 것은 사실에 있어서는 중국 중심의 현대판 천하사상 부활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꿈의 제창을 통해 결국 드러난 것은 중국의 민낯이다. 스스로 대국이라고 외친다. 그런데 대국의 풍모가 없다. 약속을 헌신짝 같이 버린다. 그러면서 아주 사소한 일에서도 결코 손해를 보려 들지 않는다. 대국으로서의 도량 같은 건 찾을 수 없다.
거기에다가 매력은 제로다.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 보면 아예 낙제점이다. 그러면서 근육자랑만 한다. 그 중국이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을까.